드래곤플라이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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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강변에서 페를 제외한 모든 장기가 제거된 채 불에 탄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의 신분을 알려줄 만한 건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유일하게 남은 건 특이한 잠자리 모양의 목걸이 하나뿐이다.
가부라기가 이끄는 특수반은 목걸이를 단서로 쫓다 댐 건설공사가 한창인 군마현 히류무라로 가 그곳에서 그 목걸이의 주인을 알고 있다는 맹인 여성을 만나게 되고 뜻밖에도 그녀 이즈미는 이 조용한 마을에서 20년 전에 벌어진 미해결 살인사건의 피해자 가족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왠지 20년 전 미해결 사건과 지금 사건이 연관되어 있을 것 같다는 강렬한 예감을 가지게 되는 가부라기
그녀 이즈미로부터 알아낸 정보에 의해 피해자는 오랫동안 잠자리 연구에 몰두해있던 소꿉친구 유스케라는 게 밝혀지게 되고 그의 마지막 행보를 따라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하게 되지만 모든 혐의점은 그를 향하나 뚜렷한 살인의 증거가 없어 그를 구속하는 데 애를 먹게 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뜻밖에도 오랫동안 이곳 마을에서 촌장으로 있으며 살해된 이즈미 부모와 함께 마을이 댐 건설로 인해 수장되는 것을 반대해 마을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온 인물이었던 것
그의 범죄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부라기 팀은 오히려 그가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는 심증만 얻게 되면서 혼란은 가중된다.
댐 건설이라는 엄청난 자금이 들어가는 공사를 둘러싸고 마을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공익을 내세워 댐을 건설하려는 사람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오히려 댐을 건설하려던 건설사에겐 엄청난 수익을 안겨준다는 이야기는 생각도 못했던 진실을 들려준다.
오히려 즉각적으로 공사를 하는 것보다 시일이 걸리는 만큼 공사대금 역시 커지고 이 모든 것이 건설사의 배를 불려주는 작전이라는 설명은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었는데... 그렇다면 지금 각지에서 개발논리와 생태계의 보존을 이유로 벌어지는 모든 반대 운동이 오히려 개발업자와 일부의 사람들 배를 불려주는 행위가 아닌지 의심이 가고 지금껏 알고 있었던 상식이 뒤집어졌다.
게다가 건설사의 개발논리에도 일부 공감이 가는 게 모든 개발행위에는 돈이 들고 그 돈으로 사람을 사서 일자릴 주니 돈이 돌고 돌아 경제가 지탱이 된다는 말이 아마 사실일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을에 댐이 건설되고 주민들은 이주비를 받고 뿔뿔이 흩어진 가운데 촌장이었던 그는 엄청난 보상금을 받게 된 데다 그의 행적을 조사하던 경찰에 의하면 그는 댐 건설을 주도했던 건설회사와 모종의 관계가 있었으며 그가 한 모든 행동이 마을을 위한 것이 아닌 건설회사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게 밝혀지지만 남아있는 증거는 없다.
그저 그의 계획에 잠자리를 연구하던 유스케의 행적이 거치적거리고 방해가 되어 죽였을 것이라는 추측뿐...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추정하는 가운데 죽은 시신의 모습에 의문스러운 점이 있었던 가부라기
그의 이런 의문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단서가 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이 정부의 댐 건설 발표로 큰돈이 오가면서 모든 것이 달라지고 일상이 무너져내리는 이야기는 흔히 일상에서도  들어왔다.
이곳 의류 무라 역시 잠자리가 날아다니고 희귀한 잠자리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 같은 곳이지만 개발의 논리와 사람들의 이기심에 의해 하나씩 무너져 내리고 결국에는 물속에 잠겨버리는 마을처럼 모든 것이 사라져버리게 된다. 그저 자신의 이익에 따라 추악해져버린 이기심만 남은 채...
아이들의 어린 동심으로 가득했던 마을에 냄새나는 진실이 숨겨져있었고 모두가 몰랐던 사건의 이면에는 이즈미처럼 몰랐으면 하는 추악하고 잔인한 진실이 있었다.
범인의 정체보다 사건의 진실을 찾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풀어간 이야기지만 `이 세상에 진실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누군가의 일갈이 더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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