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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몇 년전부턴가 비움을 실천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고 있다.
소비가 미덕이고 소비를 권장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어느샌가 주변을 물질로 가득 채운 삶에 익숙해져 이런 소비의 즐거움을 버리고 비움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철마다 새롭게 유행하는 옷이며 가방을 사지 않고 남들처럼 좀 더 넓은 평수의 집을 사지 않으면 왠지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진 듯 느껴지기도 할 뿐 아니라 뭔가를 사는 즐거움이 제법 커 그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즐거움을 포기하고 조금씩 비우는 걸 연습해야 하는 이유는... 비움으로써 삶에 여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다.
늘 쫓기듯 생활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자신에게 보상을 하듯 새
가방을 사고 새 옷을 사고 뭔가 새로운 걸 사면서 잠시의 스트레스를 잊는 것 같지만 그걸 사기 위해 긁은 카드대금을 갚기 위해서라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만 하는 쳇바퀴 생활을 내려놓을 수 없다.
저자 역시 이런 생활을 몇 년 하다 건강을 해치고서야 비로소
이런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에서 내려올 수 있었는데 이렇게 평소의 생활을 내려놓았음에도 오히려 삶이 여유로워졌음을 깨달았다는 설명은 특히 와
닿았다.
매일매일 들고 다니는 백을 에코백으로 바꾸고 안 쓰던 명백 품은 되팔았다는 대목에선 솔직히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명품 백을 팔기까지의 그 고민이 이해되기
때문이었다.
또한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는 주부로서 많이 공감이 갔는데... 건강을 생각한다면
냉장고의 편리함을 믿고 각종 인스턴트나 식재료를 꽉꽉 채워뒀다 묵혀 먹을게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한 걸 사서 제철에 나는 걸 이용한 먹거리 만들어
먹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알고 있지만 솔직히 귀찮다는 이유로 실천하지 않았었기에 뜨끔했었다.
뭔가를 살 때 꼭
필요한 걸 사는 게 아니라 어느새 있으면 괜찮을 것 같은 걸 쉽게 쉽게 사놓고는 잘 쓰지 않아 집안이 온통 물건으로 가득 차고 그 물건값을 갚기
위해 늘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 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사실은 없으면 안 될 물건 같은 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소비에 익숙해져 당장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욕구에 시달리고 또 카드 같은 당장에 현금이 없어도 원하는 물건을 손에 놓을 수 있는
수단이 있기에 그런 욕구를 참을 필요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래서 생각도 못한 지출은 빚이 되고 그 빚을 갚기
위해 오늘도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만 하고 돈은 좀체 모이지 않는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런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비움을 실천하는 법을 배워 둘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당장 뭔가 큰 결심을 하고 모든 소비를 중단하는 것
같은 거창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걸 하라는 게 아니라 저자가 한 것처럼 작은 것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비움을 실천해본다면 큰 스트레스 없이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당장 안입고 둔 옷과 안 쓰는 이불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뻐서 사놓고 막상 입으니 안 어울려서 혹은 치수가 작아져서 등등 사놓고 안입고 있는 옷이 제법 많아 옷장을
많이 차지하는데 주말에 옷장 정리부터 실천해보기로 우선 정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정말 필요한 것만 남겨두고 집안을
좀 더 넓게 살아보고 싶다.
거창하게 비움의 좋은 점을 강요하듯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마치 일기장에 글을 쓴 것처럼
편안하게 일상을 이야기하고 그 일상에서 작은 비움을 실천한 이야기... 그리고 그 실천으로 여유로워진 이야기 같은 생활 속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단순히 그 글을 읽는 재미도 좋았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