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은 전염되는 것일까

짐승의 성 ㅣ 스토리콜렉터 51
혼다 테쓰야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12월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것은 한 소녀의 보호요청에 의한것에서부터였다.

그 소녀의 이름은 마야..온몸에 상처가 있고 오래전부터 폭행을 당해 왔던 흔적이 있는 그 소녀는 자신이 감금당해왔으며 자신을 폭행한 사람이라고 지목한 사람은 한명의 남자와 또다른 여자였다.

가족도 아닌 그 사람들은 왜 소녀를 감금하고 폭행을 한것일까?

그리고 그 집에서 발견된 아쓰코의 정체와 여러사람의 혈흔의 흔적은 무얼 말하는걸까?

여러가지 의문이 증폭되는 가운데 소녀를 폭행한 사람이라고 지목당한 아쓰코는 제대로 된 답변조차 하지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어떤 질문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폭행의 피해자로 보이는 두 여자는 왜 증언을 하지않는지 답답해질 즈음 하나의 단서가 포착되었다.

그 집은 마야의 아버지 이름으로 계약되었고 아버지는 역시 그 두사람에게 살해되었다는 마야의 증언이 나오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서로 혈연관계도 아닌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학대를 당하고 폭행을 가하며 서로에게 고문을 가하게 만든 사람은 요시오라는 남자로 마야와 아쓰코 두 사람의 증언은 이 부분에서 일치했다.

진술이 계속될수록 점점 더 믿을수 없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 증언의 내용은 짐승들의 짓보다 더 추악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다.

사람에게 고문을 가해 그 사람의 작은 치부나 실수를 알아내서 협박을 일삼아 돈을 빼앗고 더 이상 나올게 없으면 가족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해서 역시 같은방법으로 가족을 이 지옥에 끌어들여 모두를 재물로 삼는걸로도 부족해서 가족끼리 서로 믿지못하고 내가 살기위해서라면 가족까지 모른척 외면하도록 감시하게 하는...

그들이 모여살았던 선코트마치다 403호는 아파트가 아니라 살아있는 지옥이었다.

처음에는 폭행의 피해자였던 마야와 아쓰코 역시 요시오의 뜻에 따라 다른 가족을 폭행하고 고문하는데 도움을 줬을뿐 아니라 나중에는 자신이 맞는것을 피한다는 명목으로 앞장서서 그들을 고문하고 감시하게 되면서 점점 더 동화되어간다.

그렇다면 이 들은 가해자인걸까 아니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폭행에 가담했으니 피해자인걸까

이렇게 사건의 실체가 밝혀질수록 점점 더 피해자와 가해자의 간격이 모호해질 즈음 사라졌던 주범 요시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모두가 사실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새로운 진실이 밝혀지면서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져가는 사건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인간의 악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말 전염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자신도 모르는 새 폭행과 고문에 노출되어 악에 전염된 사람들은 무죄일까 유죄인걸까

책을 읽으면서 나치에 협력했던 전범들의 얼굴이 평범한 이웃의 얼굴을 하고 있었던게 문득 생각났다.

그 들 역시 자신이 살기위해 어쩔수 없었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그렇다면 그들은 무죄인걸까?

읽을수록 인간의 잔인성은 어디까지인가 우울해지고 암담해졌지만 더욱 무서운건 믿을수 없게도 이 내용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무슨일이 있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같은 사건을 그리고 있어 더 현실성있게 와닿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