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노트를 쓰는 살인마

시인 ㅣ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5월

책을 읽기전부터 이미 이 시리즈의 번외편중 가장 유명세를 타고있는 작품이라 더 기대가 되었다.

첫문장부터 강렬하게 사로잡는달까

기자인 잭 매커보이가 자신을 설명하며 자조하듯 독백하는듯한 문장

`나는 죽음담당이다`

잭 매커보이는 살인이나 사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중 기사가 될 만한 사건을 골라 취재를 하고 기획기사를 싣는 기자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갑작스런 쌍둥이 형의 자살소식이 들려온다.

경찰이었던 형이 최근 맡았던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심각한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렸다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자살현장의 명확한 증거앞에 처음엔 형의 자살을 부정했던 잭도 결국 형의 죽음을 인정하고 그의 죽음을 기사로 취재하던중 형과 비슷한 정황에서 자살한 또다른 경찰관의 죽음에서도 형과 같은 에드거 앨런 포의 시가 발견되자 잭은 형의 죽음이 자살로 위장한 살인사건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의문을 풀고 이 모든것을 취재하여 기사로 쓰기 위해 조사하던 중 FBI의 제재를 받게 되지만 잭은 자신만이 아는 사실을 근거로 그런 FBI와 딜을 하게 되는데...

틀림없이 자살이라는 증거를 경찰들의 눈앞에서 뒤집고 자살로 위장한 살인사건임을 증명하는 장면에서는 우와~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자살로 위장한 사건들 속에 교묘하게 숨은 냉혹한 살인마를 뒤쫓기 시작하는 잭을 싫어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협조수사를 하는 FBI와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보는 재미도 좋았지만 한밤중에 홀로 깨어 어딘가 음산하고 괴기스럽기까지 한 에드가 앨런 포의 시를 찾아 죽은이들이 남긴 유서와 비교하며 찾아내고는 전율하며 문득 두려워하는 장면을 보면서 잭이 느끼는 공포감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밤과 어둠 그리고 그 속에서 읽는 음산한 시...생각만해도 어딘지 등골이 오싹한 장면이 아닐수없다.

이토록 교묘하게 숨긴 살인의 증거를 찾은것도 대단하지만 이 모든것을 예견해서 숨겨놓은 살인마의 치밀함과 완벽에 가까운 그의 범죄는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도 볼수있다.

이런 잔인하고 치밀한 살인마와의 대결이 이번 책인 `시인`에서 마무리되지못하고 결국 탈출에 성공했다니...잭과 그들이 밤 잠을 이루기는 힘들듯...

책 전체에 흐르는 음산하고 으스스한 분위기가 책을 더 몰입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해서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단숨에 읽게 했다.그리고 이 뒷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에 행복함을 느끼게 했다.

치밀하게 짜여진 스토리와 복선 그리고 완벽한 반전까지...그야말로 최고라 할수 있겠다

얼른 그 `시인`이 나오고 이번엔 기자인 잭이 아니라 형사인 해리보슈와의 진검대결이 펼쳐지는 `시인의 계곡`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