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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으리
임조령 지음 / 청어람 / 2016년 9월
평점 :
부잣집 고명딸로 어여쁨만 받아오던 금지옥엽 아씨 은강의 유일한 소망은 잘난 낭군을 만나 부잣집 마나님이 되거나 높은 벼슬에 오르는 것이
아닌 그저 6척의 건장한 신체를 가진 사랑하는 낭군님과 운우지정을 나누며 백년해로하는것뿐이었으나 이조차도 여의치않다.
양반집 아가씨가 이렇게 남다른 소망을 가지게 된 데에는 여자가 할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 지루하던 차에 몸종이 몰래 읽던 춘화집과 적서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부터였는데 수많은 춘화집과 적서를 통해 얻은 지식은 가득하나 어디가서 실천해볼수 없는 신분이다보니 그저 이론으로만 모든것에
통달한...알고보면 순진한 아가씨였다.
그러다보니 이 아가씨 남편에 대해 은근히 바라는 바가 많아 나름 기대도 컸는데 부모가 맺어준 배필이라는 사람은 하필이면 그녀보다 연하인데다
아직 아기티도 제대로 벗어나지않은듯한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이제 고작 14살이라니...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아닐수 없으나 이 어리고
고운 낭군은 불과 열넷의 나이에 그 어렵다는 과거에 그것도 장원으로 급제한 인재라 모두가 탐을 내는 신랑감이라 은강은 어찌해볼 도리 없이 그
혼사를 치루게 되고 말았고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남녀간 운우지정은 커녕 결혼후 3년간이나 서로 손도 제대로 잡아보지 못하고 초야도 치루지 못한
상태가 되어 애가 탈대로 타게 된다.
아..이렇게 어리고 순진한 낭군을 어떻게 해야 남녀간의 운우지정에 눈뜨게 할까?
자신보다 어린신랑과 조혼을 한 아가씨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라고 보면 되겠다.
그렇다고 마냥 가볍거나 코믹할거란 생각은 접어두길...생각보다 마냥 코믹하고 가볍지만은 않다.
우선 은강이라는 아가씨는 고을 최고의 부잣집 고명딸이라는 설정에서 알수 있듯이 고생이라곤 모르는 다소 물정을 모르는 순진한 아가씨인데 이런
순진한 아가씨가 우연히 본 춘화집으로 인해 음란 마귀가 씌인것처럼 남녀간의 연애가 궁금해 죽을 지경이라 창피한것도 모르고 6척의 키를 가지고
가슴털이 숭숭한 산도둑같은 남자를 낭군으로 원한다는 소릴 하고 있으나 그녀는 의외로 곧은 성정과 남을 의심할줄 모르는 맑은 성품을 지닌
아가씨였고 그런 그녀의 성품은 그녀를 위기에 처하게도 하고 그 위기에서 나올수 있게도 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어린 남편이 된 유준엽은 외모는 여리고 열넷의 나이로 결혼할 당시만 해도 은강보다 작아 도저히 그녀가 원하던 남편감과
거리가 있는데다 결혼하고 3년이 넘도록 초야를 치루지않고 그저 고을의 사또로서의 직무에만 열심히 하는 남자인데 그녀 은강이 보는 그와 그와 같이
일하는 아랫것들이 평하는 그와는 차이가 크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사람일까?
정말 그녀 은강이 생각하는 것처럼 남녀간의 정도 모를정도로 순진하고 그저 우아한 한마리 학처럼 고고한 선비인걸까?
이렇게 알송달송한 그의 실체와 조금은 답답하고 진도도 늦던 두 사람 사이에 은강이 원하던 이상형에 가까운 휜칠한 키에 떡벌어진 어깨를 가진
호쾌한 남자가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면서 물에 물탄듯한 두 사람의 연애도 급물살을 맞게 된다.
남녀간의 연애를 글로 배운 아씨 은강과 오로지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쉬운 나으리 준엽의 결혼후 사랑찾기 대소동~
외전까지 알찬...부담없이 읽기에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