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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자 - 상 ㅣ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8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북스토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같은 동료를 감찰하고 따라다니며 조사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따르고 있는 구노는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가 들어 짜증이 나던 차에 겁도 없이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양아치들이 접근해와 시비를 걸고 돈을 뺏으려 해 무력으로 제압해버린다.
이 과정에서 조사하던 선배에게도 발각되어 안그래도 서로 좋지않았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된데다 7년전 사고로 아내를 잃은후부터 얻게 된
불면증과 두통은 갈수록 심해져 모든것이 짜증스럽기만 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편 주부인 교코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남편의 당직날 회사에 화재가 나 그 불을 꺼보겠다고 노력하던 남편은 두 팔이 화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평화롭던 그 동안의 일상이 단숨에 깨어진다.
평범한 소시민의 삶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오쿠다 히데오의 `방해자`는 우리가 늘 평범하지만 지루하다고 생각하던
일상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수 있는지...우리가 디디고 선 발판이 외부의 충격에 얼마나 쉽게 깨질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찰이지만 불운한 과거를 가진 채 혼자서만 떠도는 듯한 구노는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들만큼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지만 경찰로서는 능력도 좋고
타고난 감도 뛰어난 형사이나 자신도 모르는 새 선배의 원한을 사고 있는데다 자신도 싫지만 상부의 지시로 그 선배를 조사하고 있어 갈수록 원한은
깊어지고 그 오해를 풀기도 쉽지않다.게다가 관내 발생한 화재사건이 어딘가 수상쩍다고 생각해서 조사를 하지만 다른 수사원들의 수사의 방향은 관내의
야쿠자조직으로 향하고 있어 뚜렷한 증거도 없이 수사의 방향을 틀기도 쉽지않다.
주부인 교코 역시 어느날 갑자기 남편의 회사에 난 화재가 누군가 고의로 낸 방화로 밝혀지면서 최초의 목격자이자 유일한 목격자인 남편이 수사
대상이 되고 그 과정에서 어딘가 의심스러운 남편의 행동이 드러나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정말 내 남편이 방화범일까? 하는
의심은 그녀로 하여금 잠 못들게 할 뿐 아니라 그녀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남편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이런 자신의 의심뿐 아니라 자신들의 일상을 깨트릴 진실을 알고 싶지않다는 심정으로
다른 일에 몰두하게 되면서 자신의 뜻과 달리 또다른 사건에 발을 딛게 되고 진창속을 허덕이게 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의지나 행동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의지와 행동으로 인해 알고 싶지않은 진실과 마딱뜨리게 될 뿐 아니라 심지어는 그
진창같은 늪속으로 빨려들어가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서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자신의 의지로 바꿀수없을뿐 아니라 결국엔 그 진창속에 끌려들어가 일상이 무너지고 그저 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조차
지켜낼수 없는 평범한 소시민의 삶은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어 더욱 그들이 느끼는 절망과 회의가 와닿는 부분이다.그래서 더욱 주부인 쿄코가 왜
그런 행동을 할수 밖에 없었는지 일견 이해가 가기도 하고...
자신의 잘못이 아닌 타인의 잘못으로도 쉽게 일상은 깨어질 뿐 아니라 그 잘못됨을 손볼수 조차 없이 상황에 끌려들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읽는 내내 그들로서도 어찌할수 없는 그들의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졌을 뿐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평화와 안정이란게 얼마나 쉽게
타의에 의해 깨어질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