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담꾼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
M. C. 비턴 지음, 지여울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불타는듯한 빨간머리에 훌쭉한 키 그리고 낡고 좀 짧은 소매로 삐죽나온 가느다란 손목을 가진 스코틀랜드북부의 작은 마을 로흐두의 순경 해미시 맥베스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6명이나 있는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아직 결혼도 못한 총각이다

게다가 그가 받는 월급의 대부분을 부모에게 보내고 틈틈이 각종 대회에 참여해서 받은 상금마저도 보내버리고 자신을 위해선 새 제복조차 마련하지않아 겉으로 보이는 초라한 외관때문에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은근히 업신여김을 당하고 있지만 자신은 자신의 임무에 만족하고 있는 느긋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이기도 하다.물론 그의 느긋한 성품과 볼품없는 옷차림이 오히려 경계심을 거둬 자신도 모르는 새 마음속의 고민같은걸 털어놓게 하는 상담자적 역활을 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기도 해 마을 지주의 딸과도 일명 썸을 타게 하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한다.

그가 사는 곳인 이곳 로흐두에는 일년내내 별다른 사건같은건 일어나지않아 그저 술주정꾼이나 밀렵꾼으로 인한 작은 소동이나 불평같은걸 해결해주기만 하면되는 곳인데 이곳에 3년전부터 낚시교실을 연 카트라이트 부부

올해에도 그들의 여는 낚시교실에 8명의 참가자가 있었는데 이번에 온 사람들은 처음부터 어딘가 겉도는 느낌이 있었고 그 정점에 자신을 레이디 제인 윈터스라고 칭한 귀족의 미망인이 있었다.

그녀는 모두에게 심술궂은 태도로 일관하며 남을 비꼬기 예사일뿐 아니라 그들의 면전에다 대고 모욕을 주는것도 서슴치않아 참가자 전원에게서 뿐 만 아니라 카트라이트부부에게조차 인심을 잃고만다.

그렇게 모두의 미움을 산 레이디 제인이 물에 빠진채 시체로 발견되고 기대와 달리 그녀는 사고사가 아닌 타살임이 밝혀지면서 조용하던 마을에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단순히 귀족의 미망인인줄 알았던 레이디 제인이 잡지에 글을 쓰는 사람이자 다른 사람이 숨기고자 하는 비밀을 들춰내 모두에게 까발리고 조롱을 일삼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칼럼니스트임이 밝혀지면서 살인사건과 무관할것 같던 사람들이 새로운 용의자로 떠오르게 되고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해미시맥베스순경시리즈는 우선 제목에서 이렇게 누가 죽을것인지를 알려준다.

시리즈 첫번째인 `험담꾼의 죽음`은 제목에서 벌써 험담꾼이 죽는다는걸 알려주고 있고 과연 등장인물중 누가 험담꾼인지를 찾으면 되는데 등장하면서부터 모두를 향해 비웃음을 날리고 아무런 말이나 자기마음대로 내뱉고마는 레이디 제인이 나오자마자 아..이 여자가 죽는거구나 하는걸 알수 있을 정도로 스토리 구조자체는 복잡하거나 온갖 함정과 트릭이 숨겨져있거나 하지않는다.

오히려 시골 구석에 살면서도 사람들의 본성이나 인간성에 대한 통찰이 날카로웠던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소설처럼 온갖 트릭과 복잡미묘한 인과관계가 나오지 않지만 그래서 더 사람들의 속성이나 그들이 가진 본성에 가까운 소설이 아닌가 싶다.

점잖은 신사인척 고상한 척하며 여자들에게 접근해서 그녀들의 마음을 빼앗아 맘껏 농락하는 제레미나 그런줄 알면서도 신분상승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모른척 사랑이라는 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허세를 부린 앨리스, 미모와 부 모든걸 가졌지만 자신이 가진것때문이 아닌 오롯이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지 못한 대프니등등 꼭 이곳 스코틀랜드 시골에서만이 아닌 어디에서도 볼수 있는 유형의 사람을 내세워 그들이 서로에게 하는 대화나 다툼속에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편안한 방식을 취하고 있는 해미시 맥베스 순경시리즈는 잔인하거나 무서운 장면이 나오지않아 일단 읽기에 부담이 없고 강력계 형사나 살인사건 전담형사가 아닌 겉보기엔 순박해보이는 해미시 순경을 전면으로 내세워 약간의 실마리를 가지고 쓱싹 단숨에 해결해내는 명탐정이 아닌 실제로 사건해결 방식처럼 여기저기 탐문하고 온갖것에 귀를 기울여 정보를 얻어 누가 왜 그 사람을 죽였는지를 밝혀내는 추론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커피 한잔을 얻어먹기 위해 꿋꿋하게 앉아 버티는 약간의 뻔번함도 갖추고 있는 해미시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이자 마을 지주의 딸인 프리실라에게는 순정적이면서도 신사적인 태도를 보이고 그런 해미시가 편안한데다 마음속으로는 끌리면서도 부모의 반대를 내세워 자신의 속물성을 인정하지않는 프리실라 두사람의 밀고 당기기도 시리즈를 보는 또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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