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많은 고양이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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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분석과 추론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앗던 탐정 엘러리 퀸은 이번 작품에선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온갖 인종과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드는 뉴욕에서 연달아 같은 범인에 의해 목졸려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죽은 피해자간에는 일면식도 없고 공통점이라곤 없어 도대체 왜 범인이 이들을 노렸는지 원인조차 알수 없기에 범인의 윤곽을 찾아내기는 커녕 짐작조차 할수 없고 이런 경찰의 움직임을 마치 조롱하듯 언론에서 연쇄살인마에게 고양이란 칭호를 부여해 그를 부추기는듯한 행동을 하고 있다.

일단 누군가가 살해된다면 그 살해 피해자 주변을 조사하고 그 주변을 조사하다보면 피해자가 왜 죽었는지,범인의 목적은 무엇인지를 밝혀낼수 있고 이런 관계가 드러나면 범인의 윤곽을 잡는건 그 다음순서

차츰 용의자들의 범위를 좁혀나가 그 사람들의 알리바이를 조사하고 피해자와의 관계및 그 사람을 살해할만한 동기가 있는지를 조사하다보면 범인을 잡을수 있다.

그래서 모든 사건에는 누가 범죄의 동기를 가지고 있나 그 사람을 찾는게 범인을 잡는 지름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복잡해진 현대사회에선 어느샌가 이런 공식을 따르지않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보통의 사람이 볼땐 살해동기가 명확하지않는 살인을 위한 살인사건이나 이른바 묻지마살인사건 같은 불특정다수를 향한 분노와 좌절의 표현방식으로 무차별 폭행에 의한 살인사건같은게 그런 예다.

이 책 `꼬리많은 고양이` 역시 보통의 시각으로는 이해할수 없지만 스스로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행한 살인사건이 등장하고 있는데 세계대전이나 대공황과 같은 인간이 극복하기 힘든 고통을 연이어 견뎌낸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온갖 신경증에 시달리며 마음속에 쌓인 분노가 이른바 묻지마 범죄의 배경이 되고 그런 시대적 배경에 맞춰 우리의 명탐정 엘러리 퀸도 변화의 길을 모색한듯하다.

완벽에 가까도록 냉철하고 이성적이던 엘러리는 이번사건에는 지난 사건에서의 과오로 자신감을 잃고 괴로워하며 더 이상은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데 앞장서거나 사건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지않는 패배자의 모습을 하고 있어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데 명확하게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보던 모습은 간 곳없고 사건이 벌어지는 내내 갈팡질팡 하는 자신감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존의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조금 어리둥절할수 있지만 인간적인 엘러리 퀸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설명을 읽는다면 그의 이런 실수와 행동들이 어느정도 이해가 될것이다.

범죄자의 윤곽조차 알수 없는 가운데 연이어 살해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바라보는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가 점점 더 커지면서 폭동직전까지 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런 다수의 공포와 광기에 선동적인 미디어는 어떻게 사람들의 두려움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이득을 취하는 지...집단의 광기가 순식간에 폭도로 변하는 모습까지를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꼬리 많은 고양이`는 마치 현대사회의 범죄와 집단의 광기를 그리고 있는듯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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