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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네이크 스킨 샤미센
나오미 히라하라 외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자그만치 2007년도 에드가 앨런 포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런데 수상자가 미국인이나 서양사람이 아닌 일본 사람?
하지만 작가의 프로필을 살펴보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이고 책속의 주인공이자 70대 탐정인 마스 아라이는 작가의 아버지를
모델로 했다는 설명에 납득이 갔다.
슬롯머신으로 대박을 터트린 친구 하스이케와 그 하스이케의 친구이자 대박 상금의 주인인 랜디 야마시로를 축해해주기 위한 파티에 어쩔수 없이
참석한 정원사 마스는 그의 오래된 자동차문을 열기위해 늘 가지고 다니던 드라이버때문에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파티가 끝난 후 주차장에서 상금의 주인공인 랜디가 살해당했고 그가 가진 드라이버때문에 잠깐 용의자로 몰리지만 이내 풀려나는 대신 하스이케가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이에 하스이케의 부탁으로 그의 연인과 함께 사건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게 되는 마스는 사건현장에 생각도 못했던 물건인 샤미센이 떨어져있었고
그 샤미센은 흔한 물건이 아닌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진 뱀가죽으로 만든 샤미센임을 알게 되면서 살인사건과 샤미센과의 연결고리를 찾다 오래된 과거의
비밀과 만나게 된다.
이렇게 얼핏 단순한듯 보이는 살인사건을 쫓아 70대의 노인이자 정원사인 마스가 하나하나 탐문해가며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연결고리를
찾아다니는 이야기이다보니 스릴이 넘치지도 않고 박진감있거나 스피디한 전개도 없어 자칫 따분할수도 있는 이야기이나 여러사람의 입을 통해 전혀
사건과 상관없을것 같았던 이야기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그리고 그 이야기속에 숨은 진실을 찾아 보는것도 흥미롭고 미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라고 다시 미국으로 이민 온 특수한 이력의 마스라는 노인의 위치도 사건을 풀어가는 데 중요한 역활을 하는데 그걸 지켜보는것도
흥미로웠다.
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일본인의 습관과 문화를 그대로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사고방식도 지극히 일본스러운 일본계 미국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고 같은 일본인이지만 전쟁전후를 따라 이민 온 사람들간의 확실히 다른 가치관의 차이나 당시 미국에서 이민자들의 처우,혹은 정치적 상황이
어땠는지 그 상황에 따라 이민자들의 위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같은걸 노인들의 입을 통해 듣는것도 재밌었다.물론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를 찾은것도
이런 나이든 노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지만...
또한 전형적인 고집쟁이 노인인데다 당시의 가치관을 가진 가부장적이면서도 말보다 행동을 하는 마스라는 캐릭터도 은근히 매력이 있다는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중 하나였다.
아주 오래전 지금은 잊혀진 오키나와 왕국의 이야기나 그 왕국에서 사랑받던 악기인 샤미센에 관한 이야기에다 살인사건과 정치적 음모가 얽힌
이야기를 노인인 마스의 나이처럼 느릿하게 전개되지만 그런 느린 진행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요즘에 나오는 책에 비하면 다소 심심한듯하지만 그럼에도 나름의 매력은 확실히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