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그림 여경이야기

얼굴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일본의 경찰소설은 대부분 상당히 재미있다.

사건위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관의 고충같은걸 그린 책도 있고 마치 정치판같은 경찰 내부의 알력으로 인해 하나의 사건이 어떻게 변질될수도 있는지를 주로 그려낸 소설도 있는데 어느것이나 그 나름의 재미가 있어 골라읽는 재미도 있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특히 경찰소설을 흥미롭게 잘 그려내고 있는 작가중 한사람인데 특히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서로 맡아 공로를 세우기 위해 정치도 하고 줄서기도 하는 경찰내부의 이야기를 특히 흥미롭게 잘 그리고 있다.

치열한 정치게임이나 파워게임을 그리다보니 주로 남성위주의 글이 많고 그래서 주인공들 역시 대부분이 남자경찰이 많다

하지만 이 책 `얼굴`은 그런 남성위주의 글이 아니고 여자가 그것도 여자경찰이 주인공이라 이채롭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남녀의 성역이 없어졌다고 말은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군대나 경찰같이 상명하복이나 계급이 분명한 사회에서는 여자들이 설자리가 별로 없는것도 사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여경 미즈호는 범인의 인상착의를 듣고 몽타쥬를 그려 범인검거에 힘쓰는 얼굴그림여경이다

어떤 사건에서 미즈호가 그린 몽타쥬를 보고 범인을 지목한 목격자로 인해 범인검거를 하게 되고 그 수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중 잡힌 범인의 얼굴이 그녀가 그린 몽타쥬와 전혀 닮지않은 걸 알게 된 그녀와 경찰관계자들은 당황하지만 이미 그녀의 수훈이 방송을 타고 대대적으로 홍보된 상황이라 잡힌 범인의 사진을 보고 다시 그리길 종용하는 윗분들의 요구로 인해 자신의 자부심마저 꺽여버린 미즈호는 그 일로 휴직을 하게 되고 복직하게 되지만 원하던 일이 아닌 그저 비서같은 일을 하면서 경찰서내에서 겉돌게 된다.자신의 자릴 지키지못하고 여기저기 파견을 하면서도 원하던 얼굴그림여경으로서의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지만 남자들은 동료로 인정하지않고 남녀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같은 입장인 여경들조차 얼마 안되는 일자릴 위해 서로 견제하며 질투의 시선을 보내 그녀의 용기를 꺽는다

이 책은 연작소설이어서 사건하나하나를 단편처럼 엮어놓았지만 결국엔 미즈호 자신이 원하는...단순히 홍보를 하거나 상담전화를 받는 일이 아닌 범인을 잡는데 도움을 주고 싶고 직접 사건을 해결하는데 일조하고 싶은 그녀의 꿈을 향해 한발한발 걸어가는 미즈호의 노력을 사건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사건을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미즈호와 트라우마마저 극복한 그녀의 노력으로 사건이 해결되고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꿈을 쟁취해내는 미즈호의 활약이 멋진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