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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함께한 그해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박광자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매일매일이 똑같은 지겨운 나날
옆에서 끊임없이 잔소릴 해대는 마누라
아..지겹다...탈출하고 싶다...
삶에 찌든 남자 바타넨은 오늘도 평소와 같이 취재를 갔다 허탕을 치고 돌아오던 길에 사진기자의 난폭한 운전에 그만 어린토끼의 다리를
친다.
그리고 달아나던 그 토끼를 쫓아 숲으로 들어갔다 자신을 부르는 동료의 음성에도 불구하고 어린토끼를 품에 안고 삶에서
이탈해버린다.느닷없이...불연듯이...
직장에서 돌아오라는 회유에다 불같이 화를 내고서 자신을 쫓아 온 마누라를 피해 정처없이 길을 떠나게 된 바타넨
주머니엔 자신의 요트를 판 전재산을 가지고 바구니엔 어린토끼를 들고서 핀란드 전역을 떠돌기 시작하는 바타넨은 일상을 탈출한것에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고 전국을 돌면서 만난 사람들과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을 만들어간다.
어느새 자신을 의지해오던 어린토끼는 몇개월 새 덩치도 커졌지만 여전히 마치 애완견처럼 자신의 주변을 멤도는 토끼와 그날그날 일거릴찾아서
먹을것을 구하고 이슬을 피할수만 있으면 별불만이 없는 생활을 하는 바타넨의 생활은 넉넉하진않지만 자유롭고 여유로운 매일매일이었기에 더 이상 삶에
지치거나 지겹지않다.
이렇게 자유롭게 살아가던 바타넨은 어느날 겨울잠을 자던 곰을 시끄러운 소음으로 깨운 사람들로 인해 화가 난 곰에게 습격을 당하게 되고 그
곰을 쫓아 국경을 넘어 소련으로 가게 되면서 마침내 그의 토끼와 함께했던 한 해를 마감하게 된다.
모든것을 버리고 전국을 마치 부랑자처럼 자유롭게 떠돌며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바타넨의 삶은 쳇바퀴같은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게 되는 일상에의 탈출이자 꿈같은 생활이다.
적게 벌면 적게 먹고 그저 이슬을 피하고 추위만 피할수 있으면 땡큐인 삶은 자유롭지만 안정적이지 않아 바타넨 역시 경찰에 쫓기기도 하고
구치소에 갇히기도 하는 등 고난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은 이런 생활을 해보고 싶기는 하다.
아무것도 구애받지않고 다른 아무것도 걱정없이 오롯이 나만을 위하고 나만 생각하는 삶...마치 소설 속 바타넨처럼...
특별한 사연도 없고 뭔가 거창한 꿈도 없으며 교훈같은 걸 알려주는 내용도 아니지만 그래서 더 와닿았던 책이랄까?
왠지 바타넨같이 사는것도 그렇게 나쁘지않다며 용기를 주는것 같기도 하고 아님 자신은 할수 없지만 용기를 낸 바타넨을 통해 대리만족을 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것 같다
작가의 책은 유독 이렇게 일상탈출을 꿈꾸며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그린 책이 많은것 같은데 그의 나라인 핀란드의 자연환경의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일상에 쫓기고 술에 찌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바타넨같은 용기를 한번 내어보는것이 어떨지 살짝 유혹을 하고 있는듯한 하달까...왜 그의
책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지 조금 알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