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살이 - 느리고 고유하게 바다의 시간을 살아가는 법
김준 지음 / 도서출판 가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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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살면서 점점 사는게 팍팍하다고 느낄때나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칠때면 불연듯 모든걸 벗어던지고 귀농이나 귀어를 해볼까하는 생각을 한다.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가 좀 있는 사람에게서 이런 경향이 더 강한것 같은데 그만큼 우리사는 생활의 무게가 점점 무겁다고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창 일할 나이인 청춘일때는 몰랐던 여유로운 삶에 대한 동경이 나이들수록 점점 커지기때문이기도 할것이다.

이 책 `섬 살이`는 그야말로 섬에 사는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생활상이나 풍습 같은 걸 덤덤하게 꾸밈없이 써놓아서 막연하게 귀농이나 귀어를 꿈꿔 무작정 도시탈출을 선언하거나 한다면 자칫 힘들어질수도 있음을 깨우쳐주고 있다.

책에선 일단 5파트로 나눠 섬 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사람과 살림,일 그리고 삼시세끼에다 섬의 풍습편으로 나눠 짧은 소개글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사연 혹은 그들을 만나고 느낀점 같은걸 적어놓기도 하고 사진으로 섬 살이를 그려놓고 있다.

어느 시골이나 마찬가지로 섬에서의 생활도 녹록치않다.

대부분 젊은 사람은 여러가지 이유로 도시를 떠나고 나이드신 어르신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섬살이에서 가장 힘든건 역시 자신들과 다르게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오는 외로움이고 현실적으론 아플때 급하게 갈수 있는 병원같은 시설이 부족한것이다.

그런 몇몇의 불편함을 빼면...

도시와 달린 정년퇴직같은게 없어 언제까지나 자신의 노동으로 대가를 받을수 있다는 경제적 측면에서는 도시보다 낫다할수 있지만 노동의 강도가 쎄서 왠만한 젊은 장정도 처음 도전하기엔 부담이 많이 된다고 한다.

철마다 마치 논밭에서 씨앗을 뿌리고 곡식을 거두듯이 바다에서도 마치 논밭처럼 씨앗을 뿌리고 열심히 수확을 한다.

마치 바다농사같다고나할까?

김이며 감태,메생이같은 여러가지 해조류를 양식하는 과정을 보면 잠시도 손을 놓을수 없어 어촌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고된 노동을 필요로하는지 알수 있다.

막연하게 낚시배를 띄우고 잡힌 고기로 반찬 삼아 유유자적한 삶을 사는걸 꿈꾼 나같은 도시사람들은 감당하기 쉽지않을 정도의 노동이다.

그래서 섬에 사는 어르신들이 자식들은 섬살이를 하는걸 원치않아 홀로 섬에 남거나 부부가 배를 띄우고 조업하는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자식들은 도시로 보내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생각도 못한 부분도 많이 알수 있다.

섬에 살면 어업이 주를 이룬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섬에서도 농사가 상당히 중요하고 많은 부분을 차지한단다.

게다가 섬은 사방이 트여있어 바람이 굉장히 강한데 오랫동안 섬에 살아온 지혜로 사람들은 집주변에 돌벽을 쌓아 바람을 일정부분 조절하고 특히 바람이 강한 지역에선 이중 벽을 쌓아 바람의 세기를 조절한단다.

섬에 놀러는 가봤지만 왜 그렇게 돌벽들이 많은지는 한번도 생각해보지않은 점이었다.

바다라는 자연환경과 직접 맞닿아 생활하는 사람들이라서 여러가지 금기시되는 것도 많고 마을을 수호하는 수호신같은 존재들도 많은데 이런 섬에서 살아갈려면 막연히 미신이라고 여길것이 아니라 섬사람들의 정서나 풍습에 대해서도 미리 조사하고 알아본 후 그들의 생활과 풍습을 존중할줄 알아야 섬으로 귀어해서 생활하는데 약간은 도움이 될것같다.

책을 읽기전에는 소개글을 보고 섬으로 귀어하는 과정이나 어떻게 귀어할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길잡이같은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길잡이 책이라고 보다는 섬에서 생활할려면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할지 그들의 모습을 조금 보여준 책이라고 볼수 있겠다.

여러가지 불편한 점도 그대로 그려놓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섬살이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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