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세상에서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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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신이 사는 세상이 완전하다고 믿었고 자신이 사는곳이 전부라고 믿었기에 그들이 사는 세상이 이렇게 쉽게 한순간에 무너지리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런 세상을 무너지게 한 건 단순한 소문으로부터였고 그 소문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운명의 바퀴는 굴러가고 겉잡을수 없이 모두를 혼돈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무너진 세상에서`는 커글린 3부작중 마지막으로 아일랜드 이민자집안인 커글린가의 영욕의 삶을 보여준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이다.

차례로 읽으면 좋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2편인 `밤에 살다`부터 읽었음에도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각각의 이야기들이 독자적으로 다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이 책의 전편인 `밤에 살다`가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조가 어떻게 총질이 난무하고 거칠기 짝이 없는 혼돈의 세상에서 살아남아 조직의 보스가 되었는지 그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번편은 그 마지막으로 조직의 보스 자리를 친구에게 물려주고 난 뒤 영리한 머릴 이용해 사업을 하면서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는 아버지로서의 조 커글린의 이야기를 주로 담고있다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지만 조직에겐 엄청난 부의 기회를 주던 금주법시대도 지나고 비록 이탈리아 태생은 아니지만 영리한 머리와 빠른 판단력으로 한때 조직의 보스로도 있었던 조 커글린은 이제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 앉아 그저 사업만 하고 있을뿐 아니라 여전히 좋은 머리로 분쟁을 조절하고 조직에 엄청난 부를 안겨주고 있기에 더 이상 자신에게 위협을 주는 일은 없을거라 믿었다.

그런 확신을 무너뜨린건 누군가에게서부터 들은 자신에 대한 살인청부요청

도대체 누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건지 짐작조차 할수 없지만 위협을 무시하기엔 그가 지켜야할 소중한 존재인 아들이 있다.

작은 세계에서 느긋하게 부를 누리고 평화로이 살아가던 조에게 누가 위협을 가하는 건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가운데 마치 병속의 태풍처럼 누군가 그들의 자릴 노리면서 겉잡을수 없는 혼돈에 빠지게 되는 탬파의 모습은 처절하리만큼 잔인하기 그지없을 뿐 아니라 더욱 인정사정없다.

영원할것 같았던 그들의 평화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해득실에 의해 달라지고 자신은 황금을 낳는 거위라 생각해 누구도 자신을 미워하지않을 뿐 아니라 죽이고 싫어하지않으리라 믿었던 조의 믿음을 비웃듯이 사방에서 그를 겨냥해 목을 조여오는 적들의 모습은...누구도 자신을 대체할수 없다는 생각따윈 오만에 지나지않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대체하지 못하는 인력이란 없음을...그것이 사회의 비정한 모습임을 조 커글린을 통해 보여주는 `무너진 세상에서`는 그래서 악인이지만 악인이라 느껴지지않던 조가 또 한번 모두를 물리치고 우뚝 설것을 소원하게 했다.

저 멀리있던 작은 나라..그 존재조차 몰랐던 일본이라는 나라가 자신들의 조국인 미국의 진주만을 폭격하고 쳐들어와 미국전역을 전쟁으로 집어 삼킨 2차 대전의 배경과 조의 상황의 연관성은 참으로 미묘하지만 많은 걸 알려주는 복선으로 작용하고 작가의 치밀한 구성에 박수를 보내게 한다.

개인적으로 그의 탐정소설보다 이런 느와르쪽이 더 내 취향에 맞는듯...

멋지게 한 세대를 풍미했던 사나이들의 거친 이야기...옛날 영화를 한 편 보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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