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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넌트 ㅣ 버티고 시리즈
마이클 푼케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6년 1월
평점 :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 처절한 복수극이라는 설명을 달고 있는 레버넌트는 책속 주인공인 휴 글래스의 처절한 고난의 행군과도 같은 여정을 그리고
있지만 복수극이라는 설명에는 글쎄 하고 의문을 갖게 한다
영화에서는 글래스가 죽음보다 더한 환경에서 살아돌아와 그에게 이런 고난을 안긴 상대에게 복수를 결심하게 된 동기로 그의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을 들었는데 원작에서는 아들은 커녕 휴는 결혼조차 하지않은 독신이기에 그토록 힘들고 몇번이나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까지 복수를 할려는 그의
의지에 의문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영화에서도 그의 복수에 타당성이 좀 부족하다 여겨서 그의 아들의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넣은게 아닐까 짐작해본다.
책 속 내용이 실화이고 책 속에 나오는 인물이 실제 살았던 사람이라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다
서부개척시대 그 혼란과 혼돈의 아비규환같은 상황을 소설적 재미를 가미해 참으로 멋지게 그려낸 이 책이 작가의 처녀작이라는 점도 흥미롭지만
세계무역기구주재 미국대사로 지명되었다는 그의 이력도 상당히 이채롭다.
다양한 인디언 부족과 협력관계에 있거나 혹은 적대적관계에 있던 서부개척시대
모피사냥꾼인 휴 글래스는 정찰중 회색곰의 습격을 받고 중상을 입은 채 쓰러진다.
곧 죽을 운명에 처한 그를 둔 채 어쩔수 없이 퇴각을 명령한 헨리대위는 그를 보살펴 줄 사람을 남겨 둔 채 떠나지만 뒤에 남은 두 사람은
그 약속을 저버리고 그가 아직 죽지않은 상태임에도 그의 무기와 소지품을 가져가고 무방비로 버려둔 채 떠나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글래스는 자신을 버려둔 채 떠나버린 두 사람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복수극에서 가장 클라이막스인 부분은 처절하게 복수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레버넌트는 복수의 달콤함과 카타르시스를 보여주지않는다.
그래서 이 책은 복수극이라기보다는 복수의 일념으로 힘든 여정을 이겨낸 인간승리의 드라마에 가깝다고 볼수 있다.
책속 내용 대부분이 그가 자신을 버려두고 떠난 피츠제럴드와 브리저의 뒤를 쫓아가는 힘든 여정끝에 만난 인디언 부족과의 혈투나 혹독한
굶주림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이 주를 이루고 있을뿐 아니라 서부시대 그 당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싸우는 미국인과 인디언 부족간의
혹독하기 그지없는 전투에 대한 묘사가 대부분이고 복수에 대한 이야기는 극히 미미하기때문이다.
글래스가 복수를 결심하게 된 이유 역시 단순히 그를 버려두고 떠난것에 대한 것이 아닌 그에게 최소한의 도구는 커녕 아무것도 남겨두지않은 채
떠난것이 원인이라는 걸 보면 최소한 글래스 역시 당시 그가 홀로 남겨진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동의하고 있다는걸 알수 있다.지금의
우리라면 절대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지만...그만큼 그때의 환경에서는 죽음이란게 큰 일이 아니라 늘 죽음을 앞에 둔 채 목숨을 걸고 일을 했다는걸
알수 있다.
그래서 그토록 원했던 복수의 결말이 허무한듯 하면서도 납득할수 있었던 것은 그때 당시의 환경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쨋든 이 소설은 엄청난 위협과 도저히 혼자서 할수 없었을 당시의 환경에서 홀로 험난한 여정을 이겨낸 글래스라는 인물의 인간승리에 가까운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걸 보면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글귀가 맞는것 같기도하다
영화는 복수극에 치중을..소설엔 인간의 한계를 이겨낸 의지에 중점을 둔 게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