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바 2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5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주는 어감이 상당히 독특한 책이 나왔다.

제 152회 나오키상 수상작이자 2015년 일본 서점 대상 2위,거기다 일본 최장기 베스트셀러에 빛나는 책 `사라바`

찾아보니 일본어로는 인사할때의 안녕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우리말인 살아봐 라는 희망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일본인이지만 태어나길 이란에서 태어나고 처음부터 왼발이 먼저 나와 이름도 步를 써서 아유무라 불리우는 나는

선남선녀였던 부모님의 외모를 닮아 잘생긴 귀공자풍의 소년이었고 눈치도 빨라 모든일이 순조롭게 술술 풀렸던 반면 처음부터 불만스럽게 태어난 누나는 부모의 외모를 닮지않아 그다지 이쁘지않았을뿐만 아니라 성격마저 까타롭기 그지없어 늘 짜증과 불만이 가득해서 온 집안 식구들의 관심과 함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사람이었다.

매사에 모든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얻었을뿐 아니라 원하던 것은 술술 풀리기만 하던 나에게 언제부턴가 재앙같은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정신차려보니 아무것도 이룬것 하나없이 홀로 남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늘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원하고 갈망하다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상처만 받아 위태롭기 그지없던 누나는 어느샌가 마치 한그루의 나무같이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혼란을 겪는 데...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은 감정을 갖게 한 책이었다.

소년 아유무의 관찰자적인 태도로 본 누나의 상태는 그가 느낀 혼란과 두려움을 이해하게 하고 그런 누나를 부끄러워하면서외면하고 싶어하는 심정이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반면 부모의 파경으로인한 가족의 붕괴에 왜 어느누구도 이유를 묻지않고 어떤 노력도 하지않는지 답답하기도 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결정에 따라 화조차 내지않고 덤덤하게 순응하는 아유무를 보면서 그게 그의 성격임을 다시한번 깨닫는다.

정당하게 화를 내야할때조차 자신에게 피해가 크지않고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듯이 슬며시 발을 빼서 방관자적인 태도를 보이는 아유무는 다른 사람의 삶에는 관심이 없는...지극히 이기적이면서도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자신에게 피해가 가지않는다면 가족이 붕괴되어도 누나가 왕따를 당해도 모른 척 외면하고 그저 자신은 우아하고 평화주의자같은 태도로 사람들에게 사랑만 받길 원하는 아유무가 자신에 대해 깨닫게 되는 계기가 그렇게도 자랑스러워하고 삶을 좀 더 편리하게 해주던 외모의 변화였다는 건 상당히 아이러니하면서도 그만큼 그가 지탱하고 있던 현실이 보잘것 없는것이라는 반증이기도 했다.

젊은 시절 고통스럽게 방황하고 흔들리고 상처를 받았던 누나가 마침내 자신 스스로 믿는것을 발견하고 굳건한 나무같은 사람이 되었던 반면 좀 더 쉽게 살고 그저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었던 아유무가 누구에게 의지할수도 없고 마침내 내면의 모습을 더 이상 외면하지도 도망가지도 못한 채 마딱뜨렸을때 그가 느낀 두려움과 흔들림은 왠지 인생을 쉽게 산 것에 대한 댓가를 치르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누나가 한때 그토록 믿고 의지했던 사토라코몬사마의 정체를 깨닫은 후 그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믿는것을 찾은 것처럼 아유무 역시 밑바닥까지 떨어진 후 더 이상 삶에 방관자적인 태도가 아닌 스스로 믿고 의지하는것을 향해 한발씩 나아가는 모습에서 울컥 감동을 느끼게 했다.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하는 소설 `사라바`

아유무의 성장소설이지만 오늘날 구심점을 잃고 방황하고 부유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의미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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