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문관 연애사 2
신우주 지음 / 단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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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을 기록하고 편찬하는 일을 하는 예문관의 수장인 봉교 도규언은 대대로 다음 보위에 오를 왕을 예언하는 예언의 힘을 가진 도가의 남자이고 그의 딸은 소원을 이룰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다음 보위에 오를 예언을 받던날 그의 여식이자 소원을 이룰수 있는 능력을 가진 담월 역시 우연히 경원대군을 만나 그의 소원을 빌게 되지만 사사롭게 행한 이 일로 아비가 역모에 해당하는 죄를 짓고 집안이 멸문지화하게 된다.

왕에게는 두 아들이 있으나 장자이자 세자인 탄헌군 이욱은 왕제이긴하지만 아비인 왕의 미움을 받고 있는 데다 출생이 비천하고 왕이 다음 보위에 오르길 원하는 적자 경원대군 결은 탄헌군에 비해 나이도 어리지만 기질이 부드럽고 여려 왕제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 여기는 사람이 많다.

이런 두 명의 왕자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왕위계승을 위한 다툼은 치열하고 서로 목숨을 걸어 자신이 지지하는 왕자가 다음 보위에 오르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예언의 힘과 소원의 능력을 가진 도가의 사람들이 운명처럼 휩슬리게 되고 이제 담월은 아비의 누명을 벗기고 운명을 되돌리기위해 아비가 쓰던 신물을 찾아 남자의 모습으로 예문관으로 향하는데...

 

 

 

예문관 연애사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이지만 나오는 인물이나 왕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있는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하고 있어 시대적 제약에서는 비교적 자유롭다.

왕이 사랑하는 왕자와 왕제의 능력을 가진 왕자를 둘러싼 왕위계승다툼과 그 치열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권력다툼을 그리고 있는 예문관 연애사는 그 대결구도가 얼핏 광해군을 연상케하고있다.

아비를 대신해 세자로서 오랫동안 대리청정을 하고 사람들을 아우르는 탁월한 리더의 자질을 갖추고 있지만 아비의 지지를 받지 못한 비운의 왕이었던 광해와 역시 오랜세월 보위에 오르길 갈망하여 그저 참고 인내했지만 결국 자신의 뜻을 펼칠수 없었던 탄헌군 욱은 중전의 몸을 빌려 태어나지 못했다는 출생의 한계에다 아비로 부터 경원시당하고 견제를 받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기에 적자의 혈통을 중요시하는 조선시대에 태어난 것 자체가 벌써 비극을 잉태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가슴속 응어리를 가진 남자 욱에 비해 적자로 태어나 아비인 왕의 사랑과 지지를 받고 모두에게 그저 사랑받는 존재였던 결에게는 권력에의 욕구가 적을수 밖에 없는데다 심성 역시 유하고 부드러워 남자 주인공으로서 캐릭터가 약할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그래서 이야기가 중간을 넘어서까지 그의 왕제로서의 능력은 보이지않고 그저 담월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그리워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는데 이것 조차도 남자라는 느낌이 강하지않아 남주보다 남조의 느낌이 더 강한 캐릭터였기에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에 있어 조연인 욱보다 매력이 덜하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게다가 계속 왕위에 관심도 없고 형을 너무나 따르고 존경하던 아우의 모습에서 사랑하는 여인인 담월을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갑작스럽게 왕위에 욕심을 내는 모습이 개연성이 좀 떨어진달까...

전체적인 느낌은 담백하고 엄청난 갈등의 요소나 강력한 악역이 없어 다소 심심한듯 하고 뭔가 큰 능력을 발휘해서 이야기의 큰 흐름을 뒤집어 놓을 열쇠를 지녔을 것 같았던 담월의 능력 역시 짐작했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용두사미같은 결말을 가져와 좀 아쉬웠다.

그래도 작가가 당시의 시대상이나 예문관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많이 한 듯한 노력이 보인달까?

큰 부담없이 잔잔하게 읽을만한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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