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을 잃은 남자들

산산이 부서진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36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0월

딸을 찾아 헤메는 두 아빠가 있다.

한 사람은 그 딸을 찾기 위해 주변 사람을 죽이고 협박하고 다른  한 사람은 딸을 찾기 위해 자신이 부끄럽게 생각하고 감추던 모든것을 드러내 놓고 도움을 청한다.심지어는 그 딸을 데려간 남자에게도...

서로 닮은듯 다른 두 남자가 무너져 내리게 된 사연을 이야기하고 있는 `산산이 부서진 남자`는 호주의 에드거상이라고 불리는 상을 비롯하여 여러상을 수상했을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70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작가인 마이클 로보텀이 쓴 조 올로클린 시리즈의 3번째 이야기이다.

뛰어난 두뇌와 사람의 마음을 읽는 탁월한 심리학자이지만 파킨슨 병을 앓고 있어 자신의 몸이지만 자신 마음대로 할수 없는 육체에 갇힌 온전한 정신의 소유자인 조 올로클린...그는 변해버린 자신을 인정할수도 없고 변해가는 아내를 직시하지 못한 채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그가 벌거벗은 채 몸에다 자신 스스로를 걸레라고 쓴 한 여자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다리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게다가 자살이 틀림없는 이 사건에 피해자의 딸아이와 주변 사람은 절대로 자살일리 없다는 진술을 하고 그녀가 뛰어내리기 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단걸 떠올린 조는 그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조사하던중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두 사건 모두 자살을 위장한 살인사건임을 깨닫게 되고 그 사건들이 서로 연관되어있음을 알게 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맞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을 일으키고 연출한 사람이 바로 기드온이라는 남자라는걸 알게 되고 그가 이런 사건을 일으키는 이면에 잃어버린 딸아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사람을 마음을 읽고 그 사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뚫고 들어가 마침내는 그 사람의 정신을 온전하게 지배해서 스스로 무너져 내리도록 만드는 고도의 고문심리관인 범인과 그를 뒤쫏는 심리학자 조는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 사람을 파악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은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파악한것을 이용하는 부분에서 서로 극과 극이라고 할수 있겠다.

조가 마음을 다친 사람을 치료하고 위로해주는 선의의 심리학자라면 기드온은 그 사람의 취약한 부분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고자 하는 데 이용하는 주인공과 반대편에서서 심리학을 이용하는 사람이지만 개인의 이득을 위해서 이런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라는 명분아래 국가의 지휘와 보호아래 이뤄진 행위였다는 점에서 그 역시 대를 위한 일종의 피해자라고 할수 있다.

조 역시 병마와 싸우면서도 강의도 나가고 아이들을 보살피지만 가장으로서의 역활은 아내에게 넘어간지 오래여서 자신도 모르는 새 남자로서의 자부심이 무너지고 있는 위기의 상태이기에 이미 아내와 딸을 잃어 스스로 무너진 남자인 기드온과 다른듯 닮아있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가족이 해체되거나 해체될 위기에 처한 두 남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알수 있지만 스스로의 가정을 지키는데는 아무런 능력을 발휘하지못한 채 무너져 내린 가장이라는 공통점외에도 딸아이를 향한 지극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아빠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대립과 첨예한 갈등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사람의 마음에서 취약하고 약한 부분을 찾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속삭이는 자가 떠오르기도 했지만...속삭이는 자는 분명한 목적 없이 그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조종한다는 점에서 좀 더 악의적이고 음울하다면 산산이 부서지는 남자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자 사람들을 협박하고 조종했다는 점에서 좀 더 위태롭고 인간적으로 느껴진달까?

사건을 해결하는 데 엄청난 능력을 가진 형사도 아니고 범인을 제압할수 있는 뛰어난 신체를 가진 마초적인 남자도 아닌 조금 더 섬세하게 사람의 마음을 읽을줄 아는 심리학자 조....그의 다른 이야기도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