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아티스트
스티브 해밀턴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들었을때 맨처음 든 생각은 당연히 록가수이야기인가했었다.

부제로 붙은 `세상 모든 자물쇠를 여는 손`이란 글귀가 없었더라면 아무리 표지에 붙은 철문이 굳건히 잠겼더라해도 절대로 크라임 소설로 인식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끌고가는 것은 두가지이다.

8살 꼬마가 어떤 일을 겪고 난 후 절대로 말을 하지않게 되었는 데 과연 그 사연은 뭘까 하는것과 이런 소년이 커서 범죄기술자가 되어 남의 집 문을 열고 들어가 금고의 돈을 털게 된 사연으로 볼수 있겠다.

처음 시작부터 소년이 감옥에서 9년째 수감중임을 밝히고 자신이 이렇게 된 사연을 독백형식으로 풀어가고 있는데 소년의 말처럼 과거로의 회귀가 시간차순으로 따르지않고 마치 아는 사람에게 그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것처럼 시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방식이 의외로 마치 누군가의 대화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어느날부터 갑자기 말을 하지않게 된 아이 마이클은 어떤 사건에서 유일한 생존자이자 주변인들로부터 `기적의 소년`이라 불리었다.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고 누구와도 말을 하지않던 아이는 어느날 우연히 눈에 들어온 자물쇠를 손에 들고부터 인생이 변하기 시작했고 어느순간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호출기가 울리면 뛰어가서 그들이 원하는 무엇이든 열어야했다.금고든 자물쇠든간에

갑작스럽게 꼬이게 된 마이클의 인생에 유일한 여자이자 반쪽인 어밀리아를 만나기위해서라도...

 

세상으로부터 보호받을 방패가 없는 아이가 얼마나 쉽게 범죄에 노출될수 있는지를 마이클의 1년동안의 행적을 통해 보여주고있는  록 아티스트는 소년에서 사랑을 알고 그 사랑을 지키기위해 노력하는 청년으로 변모해가는 마이클의 성장기라고도 볼수 있겠다.

자신이 겪은 충격적인 일로 인한 트라우마로 말을 못하게 된 소년인 마이클은 세심하고 예민한 아이였던 만큼 주변을 둘러보고 관찰하는것에도 뛰어났으며 미술에도 탁월한 소질을 보이는 그야말로 아티스트이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매료된 자물쇠와 그 자물쇠를 여는 과정을 마치 예술가가 찬미의 대상이 되는 사물을 관찰하고 더듬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어 어떤면에선 에로틱함마저 느껴진다.

마치 사랑하는 여인을 더듬는 손길과도 같은 세심함과 미묘한 차이를 손끝으로 깨닫아 마침내 잠긴 자물쇠를 열고 금고를 열어가는 과정에 대한 하나하나으 묘사도 뛰어났지만 손끝으로 전해지는 미세함의 차이를 느끼는 마이클의 심경묘사 역시 탁월한 작품이었다.

마이클이 말문을 닫게 된 비밀스런 사연과 이 말없고 침착한 청년이 왜 범죄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하필이면 자물쇠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그 과정의 복잡미묘한 사연을 읽으면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구나 하는 납득을 하게 한다.

범죄스릴러답지않은 사건의 현장이나 사건공모과정보다 소년 마이클이 모든것을 잊고 고요한 세상에서 자신과 그저 자물쇠와의 대결장면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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