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그를 깨어나게 한 건 또 다른 죄소자의 고해였다.

`네 아버지는 자살한게 아니다, 소니`

 

오랜시간 마약에 쩌들고 멍해진 머리를 꿰뚫고 들어온 그 한마디로 모든것이 시작되고 어긋났던 것들을 바로 잡기위한 아들의 복수가 시작되는 요 네스뵈의 신간이자 스탠드 얼론인 `아들`은 인간 내면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복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유명한 복수극의 고전인 몽테크리스트백작부터 아줌마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아침드라마의 막장에서까지 숱하게 쓰이는 소재인 복수는 그만큼 인간의 본성에 가깝기에 늘 그 파괴적이고 폭력적이기까지한 감정은 사람들을 매혹시켜왔다.

당하는 사람이 처절하면 처절할수록 복수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그 갈망에 보는 사람들마저 타당성이 있다 여겨지고 정당성이 부여되면 이제는 복수를 하는 사람이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용서가 될뿐 아니라 심지어는 그를 방해하고 복수를 막고자 하는 사람마저도 나쁜 놈이고 처리해야하는 사람으로 간주할 정도로 독자와 복수자는 한 몸처럼 여겨지게 되는 매력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아들인 소니 역시 그런 주인공중 한 사람이다.

오랜세월 감옥에서 마치 성직자나 구도자와 같은 길을 걷듯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죄를 사하여주며 더 이상은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않던 그였기에 그런 그가 감옥을 탈출하여 저지르는 모든 살인과 폭력에 왠지 정당성을 부여하는것 같다.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살인자를 잡기 위해 흔적을 찾고 용의자를 쫏는 형사인 해리에게 익숙했던 독자에게 아무리 억울한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지만 엄연한 범죄자인 소니의 편에서서 그를 응원하기 위해서는 그의 캐릭터가 매력이 있을뿐 아니라 그의 분노에는 반드시 정당성과 필연성이 부여가 되어야하는데... 작가인 요 뇌스뵈는 그래서 주인공인 소니가 서른의 나이임에도 보는 사람들이 소년으로 볼 정도의 동안같은 외모와 마약중독자임에도 깨끗하고 맑은 눈동자를 부여했을뿐 아니라 그의 아버지가 왜 그런 죽음을 선택할수 밖에 없었는지 그 죽음에 얽힌 사연을 덧씌워 소니가 더욱  분노해야할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그리고 당연히 독자들은 그의 복수에 박수를 보내게 되고...

 

 

아들인 소니가 무기력한 중독자의 삶을 떨치고 일어나 복수를 해야만 하는 정당성을 부여한 후의 이야기는 마치 롤러코스트를 탄 듯 화려하고 스릴있으며 속도감을 보여주고 있어 헐리우드블럭버스트 영화를 보는듯 하다.

처벌받아 마땅한 사람들을 하나하나 처리해 가는 과정에 드러나는 온갖 비리와 편법을 보면 노르웨이에서도 우리와 비슷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경찰과의 유착,죄를 짓고도 얼마든지 가볍게 벗어날수 있다는 가진자들의 여유와 오만함,어디서든 통하는 뇌물수수 그리고 음모와 배신

더 이상 신선하지않은 소재인 복수를 가지고 얼마든지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요 네스뵈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처단하고 응징하는 응징자의 모습을 엄청난 카리스마와 분노를 가진 히어로같은 남자의 모습이 아닌 아이같은 순수함을 가진 소니라는 인물을 내세워 왠지 복수가 그의 개인적인 것이 아닌 마치 신적인 영역을 넘은듯한 느낌을 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누구나 쉽게 마약을 살수 있고 심지어 정부의 돈으로 마약을 구할수도 있는 나라...흥청거리며 술에 취하고 마약에 취한듯한 노르웨이의 밤거리에 구도자같은 소니의 모습은 그래서 더 강한 대비가 된다.

복수의 카타르시스적인 면과 그 후의 허탈함과 공허함을 잘 표현한 아들

해리홀레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져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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