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연인들은 투케로 간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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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에 눈뜬 사춘기의 소년 소녀과 늘 사랑에는 운이 없었다고 말하는 여자와 오랜세월 결혼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중년의 부부 그리고 언제 떠나도 이상할것 없는 노년의 부부가 프랑스의 투케 해변에서 같은 해 같은 날 스치듯 지난다.

물론 그들은 각자를 특별히 인식하거나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 그저 가족들의 휴양지인 투케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와 각자의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기억 하는 사람도 그다지 없지만 밀레니엄을 앞둔 1999년... 종말론자들이 목청을 돋어서 지구의 종말을 이야기하던 그 해 독립기념일 각각의 사람들은 프랑스 파리의 인근 해변 투케를 찾아 독립기념일을 즐기고 여름 휴가를 만끽하게 된다.

처음 만나면서부터 바로 그녀가 자신의 인연임을 누가 말하지않아도 알았던 15세의 소년이 자신과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했던 13세의 소녀에게서 너랑 있어도 손끝이 짜릿짜릿하지않다는 잔인한 말로 무참한 거절을 당한 곳도 그곳 투케이지만 늘 남자운이 안좋다고 불운을 탓하는 여자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가 어린시절 자신의 첫사랑을 재회한곳도 그곳이었다.

중년의 부부가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선곳도 이곳의 해변이었고 노년의 부부가 마지막으로 향한곳도 이곳 투케였으니 이곳은 모든 연인들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곳이었다.

 

 

 

로또 1등 당첨의 행운으로 인해 인생이 달라지고 그 변화된 모습을 그려내 인상적이었던 소설 `내 욕망의 리스트`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프랑스의 작가 그레구아르 들라쿠르의 신작인 이 책 `시작하는 연인들은 투케로 간다`는 파리에서 2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가족 휴양지인 투케에서 서로 스치듯 지나친 4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첫사랑에 눈뜬 아이들의 사랑일지라도 그 사랑을 유치하다 하지않고 진지하게 그려내고 있어 작가가 사랑을 대하는 태도의 진지함을 엿볼수 있다.

어린 나이에도 사랑에 진지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뚜렷하게 인지하는 소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자신을 사랑하지않는다는 소녀의 말에도 절망하지않고 꾸준히 자신의 사랑을 키워나가는 모습은 나도 모르게 소년을 응원하게 했다.

특히 아이들이 다 자라 각자의 인연을 찾아 떠난뒤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공허함과 더 이상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자신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부부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규율에 얽매이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 하고 싶어도 마음껏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자신의 집을 떠나 이곳 투케로 와서 새로운 이름으로 거듭나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마음껏 사랑하고 어떤 규율에 얽매이지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그녀를 보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했다.

뜨겁던 사랑이 스스로 꾸미지않고 노력하지않는 사이 어느새 낡아지고 헤져 마침내 아스라져 갈 즈음 그녀가 내린 특단의 조치는 결국 사랑을 되찾고 삶에도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녀를 보면서 아무리 서로 사랑하는 부부라해도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했다.

일상을 벗어나 투케에서 만난 사랑은 특별하지도 않고 거창하지도 않지만 인생을 좀 더 반짝이게 하고 먼 훗날 되돌아 봤을때 추억을 되새기며 잠시의 행복을 느낄수 있게 했다.

각기 다른 네가지 사랑을 통해 사랑의 기쁨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그래서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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