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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집 ㅣ 스토리콜렉터 33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5년 7월
평점 :
스릴러의 계절이 왔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특히 더운 여름엔 등골이 오싹하고 뒤가 땡기며 으스스해서 밤잠을 잊게 하는 스릴러를 읽기 가장 좋은 계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워낙 괴담이나 호러소설장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기도 하지만 특히 신조의 책은 더운 여름밤에 읽기 가장 적합한 작가중 한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여름에도 신조식 괴이담을 펼쳐 더위를 잊게 할 책이 나왔으니...바로 `괴담의 집`
제목에서 이미 알수 있듯이 뭔가가 나오는 집에 대한 이야기이고 대놓고 괴담을 펼쳐보일거라는걸 천명하고 있으니 심장 약한 사람은 알아서
피해가시길~
각지의 괴이담을 수집하는 일을 좋아하고 그걸 자료로 글을 쓰는 나에게 팬이라고 찾아온 사람이 바로 미마사카 슈조
그 역시 괴담을 좋아하고 수집하며 마침내 편집자의 길을 걷고 있는터라 동질감을 느낀 나와 의기투합해 두삼회를 만들게 되고 이 모임에서
슈조는 자신이 수집한 서로 다른 괴담에서 뭔가 서로 비슷함을 느끼고 왠지모를 섬뜩함을 느낀 괴담 2편을 소개한다.원래부터 이런 류의 괴담을
좋아했던 나지만 알수없는 꺼림찍함을 느낀 나는 이 괴담을 알게 되는걸 피해보려고 노력했음에도 결국 괴담을 보게 되고 그 역시 서로 다른
이야기에서 묘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젊은 부부와 딸이 이사한 집에서 이웃집 소년이 놀러와 갑자기 사라진 이야기와 한 소년이 숲에서 홀로 남아 얼굴이마가 깨어진 무서운
와레온나와 마주쳐 도망가다 숨어 들어간 집의 괴이한 이야기는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어딘가가 묘하게 비슷하다는 데 동의한 나와 슈조는 각자 이와
비슷한 느낌의 괴담을 수집하게 되는데...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편하게 생각해야하는 공간인 집에서 누군가 나이외의 것이 있다면..그리고 그걸 나만 느낀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이렇게 신조는 사람들이 속으로는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면서 겉으로는 믿지않는다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곧 잘 그려내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그런 두려움을 느낄때가 있기에 그가 그린 소설속의 괴담은 동조를 얻기도 쉽고 읽은 사람은 왠지 으스스함을 느끼게 해주는데다
신조는 영리하게도 마치 누군가가 들려준 이야기보따리를 푸는것처럼 해서 마치 실화같은 느낌을 주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이 책에서 신조는 그것 혹은 저런것이라는 호칭으로 인간이 아닌 그 무엇의 존재를 가르키고 있으며 그것이 존재하는 곳 역시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지붕위나 집안의 어딘지 어두운 곳 혹은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모르는 옆집이라는 설정을 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도
모르게 그와 동조하는 분위기로 이끌고 있다.
게다가 이마 한중간에서부터 깨진 얼굴을 하고 있다는 와레온나라는 존재의 그로테스크함과 신조 특유의 그것이 내는 의성어의 조화는 기가 막힌
궁합을 보여주고 있어 더 괴기스럽다
늘 단순히 무서운 괴담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괴담과 실제이야기의 조합을 통해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비틀고 작은 진실과 허구가 모여 어떤
괴담으로 변해가는 지를 잘 보여준 신조가 이번에는 그 괴담의 진실보다는 그것의 사념이 가득찬 무서운 괴담에 더 촛점을 맞춘것 같아 좀
아쉬웠다.
그럼에도 역시 더운 여름밤에 읽기엔 이보다 좋은 책은 없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