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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주변의 아는 분 혹은 그 친구분 등등 생각도 못한 사람의 부음을 접할때가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어느 정도 연세가 있으신분들의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닌 한창 젊은 나이에 죽음과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들의 갑작스런
죽음은 많은 걸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는 늘 태어나면서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다소 상투적인 말들을 하곤 하지만 평소엔 죽음을 나완 상관없는 걸로 여기다 이렇게
주변에서 갑작스런 죽음이 들려오면 화들짝 놀라며 나도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고 그 대상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게
된다.
그렇다면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걸 알지만 그 죽음이 바로 코앞에 닥쳤다는걸 미리 알고 있는게 좋을까? 아님 어느날 갑자기 벼락 맞듯
갑작스런 죽음을 맞아 준비없는 죽음을 맞는게 좋을까?
이 책 `비포 아이 고`는 자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않음을 알게 된 사람의 이야기이다.그것도 가장 죽음과 멀리 있다는 20대의 젊은
여자
죽음을 앞둔 여자의 이야기라는 설정이 책을 읽기전에 선입견을 가지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일단 불리하게 시작하지만 사랑하는 남녀의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한다면...올여름 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읽어도 좋을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유기농 채소만 먹고 건강 스무디를 마시며 매일 아침을 시작하는 데이지는 정리정돈에 집착하는 면이 있고 모든걸 미리미리 준비해서 메모를
남기는 20대의 젊은 유부녀이다.이런 데이지와 조금은 다른 남편 잭은 자신이 공부하는 수의학에선 빛나는 남자이지만 늘 양말을 침대맡에 버려두고
캔스프마저 제대로 데우는 것도 모르는...일상생활에선 옆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다.
서로 모든것이 다르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데이지와 잭에게 불행한 소식이 전해진다.바로 데이지의 유방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이번엔 더 이상
남아있는 나날이 없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 데이지와 잭은 혼란스러워하고 특히 데이지는 자신이 가고 난 후 잭을 돌봐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죽음과 가장 멀리있다 여겨지는 20대의 데이지가 갑작스런 시한부를 받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 역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처음엔 믿을수 없어하고 분노하면서 모든걸 부정하기도 하지만 마침내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을 받아들이는 일련의
과정이 무겁지 않게 그려져있고 그 과정에서 감정의 과잉이나 지나친 신파로 흘러 독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쪽으로 흐르지않아 읽기에
부담스럽지않았다.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인 후 그녀가 자신의 남편인 잭을 위해 새로운 아내를 찾아나서는 모습에서 이야기의 흐름이 엉뚱하게 흐른다고 생각했지만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자신의 죽음후 홀로 남겨지게 될 사랑하는 남자 잭을 걱정해서라는 걸 알기에 어느 정도는 그녀의 심경이 이해가 갔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를 깨닫게 되는 데이지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란 걸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깨달음을 통해 마침내 데이지가 자신의 죽음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평온해지는 과정이 억지스럽거나 과장되지않아 더 안타깝게
다가왔다.
다만 데이지의 심경변화에 주로 초점을 맞추다보니 잭의 심정을 제대로 표현되지않은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여름밤 잔잔한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면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