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사랑법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세상의 모든 발전에 쌍심지를 켜고 정부나 흰와이셔츠를 입은 관료들이 자신에게서 재산을 빼앗아가고 자신의 권리를 위협한다고 느끼는 까칠하기 그지없는 고집불통의 남자

이 남자의 까칠하기 그지없는 일상을 그리고 있는 `오베라는 남자`는 시작이 한 유명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의 블로그에서 부터라고 한다.

매력적이고 잘생긴 젊은 남자도 아니고 남녀간의 절절한 로맨스도 아닌 한물간 늙은이인 59세의 고집불통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엄청난 인기를 비롯해 각 국에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는건 놀라울 만 하다.

왜 말도 없이 무뚝뚝하고 불평불만이 많은 이 남자 오베가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걸까?

일단 그 호기심으로 시작한다

59세의 오베는 오늘도 남들이 한참 잠들어 있는 시간인 오전 6시15분전에 기상 하여 집주변을 둘러본다

밤 새 무슨일이 있는 건 아닌지...누가 제대로 주차금지된 곳에 주차를 하지 않았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그리고 돌아와 커피를 내려 마신다.매일매일 이런 일과를 단 하루도 걸르는 법이 없이 40년간을 지켜온 그는 고집쟁이 남자이고 세상에서 변화가 가장 싫은 남자다.

이런 그에게 새로운 이웃이 오게 되고 그 집의 3살 7살 먹은 아이들과 이란인인 임산부 파르바네는 처음 본 순간부터 오베의 일을 간섭하며 일상에 들어오게 되면서 그가 계획했던 모든일이 엉키기 시작하게 되는데...

오베라는 남자는 솔직히 그다지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일단 나이가 사람들이 선호하는 젊은 층이 아닌 59세의 남자이고 게다가 이젠 직장에서조차 밀려난 외로운 홀아비인데다 모든 새로운것에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기 일쑤인 불평불만이 많은 투덜이로만 보인다.

하지만 그가 왜 이렇게 새로운것에 신경질을 부리고 짜증을 내는지는 점차 그가 살아온 일생을 보면서 조금은 이해가 가능하게 되고 오히려 원칙과 규칙을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그의 옹고집같은 면이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면 슬슬 오베의 매력에 빠지고 있다고 보면 될것이다.

무뚝뚝하기 그지없고 새로운것을 받아들이기를 꺼려하는 그는 한여자를 사랑하는 면에선 누구보다 로맨티스트이다.

첫눈에 그녀를 알아보고 오로지 그녀에게만 진심을 보이는 그의 사랑은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변하는 오늘날의 사랑과 비교되기에 더욱 그의 고지식한면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매일매일 아내를 찾아가 이야길 나누고 보고 싶다 말하는 모습에서 한 남자의 뜨거운 사랑이 느껴져 가슴이 찡하게 감동이 느껴진다.

자국 자동차 사브에 대한 외길 고집을 보면 이웃집 여자이자 외국인인 파르바네를 이렇게 쉽게 받아들이는게 의외로 느껴지기도 한데 가만보면 그의 까칠함과 옹고집은 남을 싫어하고 밀어내기 위함이 아닌 오히려 그들을 사랑하고 지켜내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한다.

살아있는 동안 투덜거리면서도 마을을 위해 매일 둘러보고 살펴보는가 하면 궁시렁 거리면서도 파르바네나 다른 사람이 부탁을 하는건 다 들어주고 자신의 기술이나 가진 재능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걸보면 그의 본바탕에 흐르는 강직하고 정직한 모습을 알수 있기에 책을 읽어내려갈수록 이 남자의 투덜거림이 귀엽게 느껴지고 그의 올곧은 모습이 매력적으로 보이는게 아닐까 한다.

오베라는 이 남자...

이 시대에는 점차 보기 힘든 진정한 남자가 아닐까?

이 책을 통해 까칠 대마왕의 귀여운 모습을 맘껏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