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토어 밀리언셀러 클럽 138
벤틀리 리틀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요즘은 문밖만 나가도 흔하게 볼수 있는게 대형 마트이거나 혹은 그 대형마트의 슈퍼다.

그래서 왠만한 생필품은 주말을 이용해 대형마트에 가족끼리 몰려가서 쇼핑도 하고 밥도 사먹는게 일종의 외식행사처럼 되었고 당장 떨어졌거나 사소한 물품들만 집근처 작은 슈퍼를 이용하는게 당연시되었다.

가끔씩 들르던 재래시장도 불편하고 그다지 싸지않다는 이유로 발길을 끊은지 오래되었고 안락하고 쾌적한 환경이 마련되어있는 대형마트가 그 자리를 대처한지 오래되었기에 그런 대형마트의 공격적 마케팅과 주변상권의 사정따윈 봐주지않는 잔인성을 고발하는 이 책 `더 스토어`가 그다지 편하지않았다.

게다가 이 책을 쓴 게 최근이 아닌 1990년대인걸로 보면 대형마트의 공격성과 위험성을 알아챈 작가의 통찰력이 그저 놀라울따름이다.


 

부유하진않지만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이었던 주니퍼에 갑자기 등장한 더 스토어라는 대형마트체인

주변자연을 훼손한체 덩그라니 우뚝 선 건물인 더 스토어에는 쾌적하고 깨끗한 내부가 온갖 물건들로 꽉꽉 채워져 있어 읍 주민들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안겨주지만 주변의 자영업자들에겐 공포의 대상이 된다.

좀 더 싸고 더 다양한 물건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는 더 스토어를 대상으로 적은 자본의 소상공인들이 대항하기엔 너무 두려운 적인데다 그 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느샌가 하나둘씩 사라지는 일이 생기며 마을엔 알게 모르게 공포가 존재하게 되고 그런 마을의 변화에 불안함을 느끼는 빌 데이비스는 딸아이들이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게 마땅치 않다.

그리고 조금씩 변해가는 딸들의 모습에 불안감은 더 커지는데....


우리도 모르는 새 알게모르게 우리의 주변 너무나 가까이 다가온 거대자본에의 공포는 빌의 심경변화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처음엔 조용하던 마을에 무기질적이고 획일적인 모습으로 군림하던 그것이 큰 자본을 바탕으로 조금씩 조금씩 마을 전체를 집어 삼키는 모습을 보면서도 어찌해볼수 없었던 빌의 무력감이 이해가 되고 점점 강도를 더해가는 전개에 나도 모르게 공포를 느끼게 된다.마치 나 자신이 빌인것처럼

게다가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정당한 경쟁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거대자본의 횡포는 자본주의경제의 횡포중 하나이다.

일자릴 창출한다는 명분으로 마을 조례를 바꿔 세금및 여러가지 행정의 특혜를 얻고 거기서 나온 이익으로 더 싸게 물건값을 책정함으로써 주변 자영업자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독과점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마침내 모든것에서 우위를 선점해 주니퍼의 주인으로 우뚝서게 된 더 스토어의 과정이 우리주변에서 오늘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걸 깨달으니 책을 읽는 내내 오싹해졌다.우리 또한 그들이 몸집을 키우는데 적극 일조를 하고 있기에 못내 불편하기도 했고....

연못안의 고래처럼 작은 읍의 손발을 하나하나 집어 삼키는 더 스토어를 보면서 왜 사람들은 그걸 눈치 채지못할까 답답하다가도 마침내 모든 걸 집어 삼키고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이 있는 유기체같은 스토어의 모습이 공포스럽기 그지없다.

거대자본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주변을 몰아내서 경쟁없는 상태가 되는지...어떻게 몸집을 불려가는지를 너무나 잘 표현해내고 있는 더 스토어

읽는 내내 마치 군국주의제국의 모습처럼 공포스럽기 그지없었지만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꼭 읽어보고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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