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의 꽃집에 오지 마세요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15
김지서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로맨스소설이 참으로 많이 진화했다 느낄때가 많은데...

특히 소재의 다양성에서 그 점이 두드러진다.

예전의 로맨스는 대부분 재벌남주와 가난하지만 늘 밝고 예쁜 여주가 만나 온갖 주변의 반대와 고난을 물리치고 사랑에 성공한다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않아 여자들 모두의 마음속 로망의 일종이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했다면...요즘의 로맨스소설은 그 한계를 가볍게 넘어섯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남자보다 더 강력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여주가 등장하거나 남주보다 높은 신분으로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그 한계를 인간으로 한정 짓지 않는 대범함도 보이고 있으니 로맨스를 즐기는 사람에겐 참으로 즐겁기만 파격이다.

이 책 `웬디의 꽃집에 오지마세요`는 일단 시대적 배경이 중세 유럽과 비슷하여 귀족과 평민이 존재하지만 철저한 신분제를 따르지는 않아 경직된 한계를 보이지않고 여주인 웬디가 선물로 받은 신비한 능력이 있어 판타지를 가미한 중세물이라고도 볼수 있다.

게다가 모든 여자들이 꿈꾸는 백마탄 왕자님이 등장하는 로맨스를 원하기는 커녕 로맨스를 혐오하고 극단적으로 밀어내는 로맨스 혐오주의자가 주인공이라니...새롭지않은가?


 

올리비아는 귀족의 사생아이면서도 친부의 외면과 계모와 이복동생의 갖은 구박에 언젠가 집을 나갈것을 결심하지만 그런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운명처럼 다가온 남자 딜런

레녹스후작의 아들이자 사생아라 천대받는 올리비아에게 사랑을 주던 딜런의 배신은 올리비아로 하여금 더 이상 귀족으로서의 삶도 이름도 미련을 남기지않는 계기가 되고 마침내 오랫동안 계획해왔던 것을 실행하게 한다.

 귀족인 올리비아가 아닌 꽃집을 운영하는 평민인 웬디 왈츠로서의 삶을 살아가던 그녀에게 황실기사단의 단장인 젊은 공작 라드 슈로더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녀의 평온한 삶도 끝이 나게 되고 그녀의 비밀스런 힘은 뜻하지않게 궁중의 정치에 휩쓸리게 되는 계기가 되는데...


웬디가 우연히 손에 넣게 된 비밀의 능력은 그녀삶을 수동적인 여인의 삶에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꾸려가는 적극적인 여인으로 뒤바꾸는 계기가 되는 결정적인 것이 되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고 있다.

믿었던 연인의 뜻밖의 배신으로 사랑을 믿지않고 혐오하게 된 웬디가 올곧으며 강직한 성품을 지닌 남자 라드를 만나 점점 변화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런 과정에서 라드 역시 사랑을 하는 연인이라면 모두가 겪고가는 과정인 질투의 감정을 배우고 연인의 말한마디나 표정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안절부절한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져있지만 그런 로맨스부분이 다소 약한것이 로맨스소설로는 좀 아쉽게 느껴진다.

내용 전반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그녀의 마법과 궁중의 정치와 암투장면은 기득권 세력인 귀족과 왕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왕의 대립에서 가장 잘 표현되고 있는데 그녀의 능력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쓰고자 하는 사람들로 인해 웬디는 갖은 우여곡절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대를 위한 희생이라는 허울좋은 그말이  당사자에겐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말인지 새삼 깨닫게 한다.

 먹을것이 없어 봉귀한 농민들의 모습은 왠지 프랑스 대혁명을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렇게 다수의 사람을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정치란 참으로 비정하다 생각되는 부분이다.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귀족들과 널리 모두를 잘 먹고 잘 살게 하고 신분간 격차를 줄이고자 한 새로운 왕의 대결도 흥미로웠지만 그 세력간 다툼에서 희생양이 될 뻔했던 웬디의 일갈인 `희생해도 좋은 삶은 없다.타의에 의해 강요된 희생은 싫다`라는 말은 그녀의 성격을 잘 나타낸 말이기도 해 특히 와닿는다. 

그저 사랑을 믿지않고 혐오하던 여자가 사랑을 알게 되는 로맨스라 하기엔 그 속에 품고 있는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인것 같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가는 과정을 그린 웬디의 홀로서기라고 보는 편이 나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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