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1 - 광해군의 누이, 정명공주 이야기
유광남 지음, 김이영 원작 / 미래플러스미디어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사실 역사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지않는다.

특히 우리나라 역사소설은 이미 그 결과를 익히 알고 있기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소설로까지 나올정도의 역사란 대부분 비극으로 점철되어 있거나 파란만장한 굴곡된 이야기이기때문에 읽으면서 마음이 편치않기 때문이다.

역사소설로 유명한 책들 대부분이 한명의 군주에게 사랑받기 위한 처첩간 궁중에서의 암투 중심이거나 500년 역사속에서 드라마틱하면서도 개인적으론 비극적인 삶을 살다간 몇몇 왕 중심으로 한정되어있기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 `화정`역시 배경은 그동안 자주 소설의 소재가 되었던 왕인 광해군때의 이이기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것은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왕인 광해가 주인공이 아닌 광해의 누이이자 유일한 공주였던 정명 공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동생인 영창대군이 어린나이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것과 광해와의 악연이 워낙 유명했던 탓에 그 비극의 언저리에 같이 있었던 정명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자주 다루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거니와 그녀가 바로 사도세자의 아내이자 정조인 이산의 어미였던 혜경궁 홍씨의 윗대가 된다는것도 이번에 새삼 알게 되었다.


 


임진왜란이라는 뜻하지않은 전란으로 세자가 된 광해

적출출신도 장자도 아닌 그가 세자가 된 건 왕이 궁궐을 버리고 피신해 있는 동안 이를 대신하고 여차하면 대신 죽어줄수도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었다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늘 자신에게 찬 시선을 보내는 아비가 자신보다 9살이나 어린 왕비에게서 태어난 공주인 정명에게는 자비롭고 사랑이 넘치는 시선을 보내는 걸 부러워 할지언정 원망하지는 않았다.

세자로 16년간 그저 참고만 있던 그에게 자비라고는 없는 잔인한 아비인 선조는 끝내 외면하고 갓 3살이 된 영창에게 보위를 넘겨주려고 하고 은밀하게 이를 지지하던 서인들과 뜻을 같이하던 일촉측발의 위기에 광해를 따르던 개시와 이이첨의 계략으로 무사히 왕위를 물려받게 되는 광해

왕이 되었기에 형제간 피를 부르는 싸움을 피하고자 하나 권력이란 이런 모든것들을 무위로 돌리게 하는 힘이 있고 그저 귀엽고 이쁘다고만 여긴 동생 정명공주를 앞세운 서인들과 대비의 움직임은 결국 정국에 피를 부를 조짐을 보이는데...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을 소설로 혹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드는 건 위험이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시선을 끌기엔 소재가 다소 식상하기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뭔가가 필요한데 아마도 이 `화정ㅇ에선 이 땅 불을 지배하는 자,오직 순혈의 그만이 진정한 세상의 주인이 되리라! 라는 예언의 등장과 정명공주가 예언의 주인공이라 것이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배다른 오라비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왕이자 자신들 남매에게 가장 강력한 적이라는 점

게다가 태생적 컴플렉스와 한계를 가진 오라비에 비해 순혈이자 유일무이한 적출이라는 점은 외려 그녀에겐 생사의 위기를 가져오는 위협이 되는 상황을 어덯게 표현할지... 그 과정에서 밝고 사랑스러워 모두에게 웃음을 주고 배다른 오라비이자 정적인 광해 마저도 사랑해마지않던 사랑스런 공주 정명이 앞으로 겪게 될 수많은 비극과 변화를 겪으면서 어떻게 변해갈지가 소설의 성공 포인트가 될것 같다.

이런 위태로운 상황에 그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지키려는 사람들과 권력이란 얼마나 비정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면서 군왕의 고뇌와 철저한 외로움을 깨닫게 된 광해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앞으로가 더 궁금해진다.

역사소설 특히 왕위를 둘러싼 암투를 보면서 늘 느끼는것은 권력이란 참으로 비정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자식조차 정적의 시선으로 봐야만 하고 아무도 완전하게 믿을수 없는 군왕의 자리가 새삼 무겁고도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광해의 몰락의 과정과 이런 과정속에 정명과 그녀의 사람들은 어떤 역활을 맡게 될지...그리고 그녀의 사랑이야기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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