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언덕 가나리야 마스터 시리즈
기타모리 고 지음, 김미림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것 같은...혹은 꼭 있었음 좋겠다싶은 맥주바 `가나리야`

도수가 다른 네가지 맥주를 팔고 그날그날 주인이자 주방장인 구도 데스야라는 남자가 만드는 신선한 요리를 안주로 인생의 쓴맛같은 쌉사레한 맥주 한잔으로 하루의 시름을 잊고 그날의 피로를 잊을려는 사람들이 모여드는곳

이렇게 평온하고 아늑하며 왠지 모든걸 보듬어 주는듯한 이 곳 분위기에 취해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그날 있었던 이야기나 추억을 하나 둘씩 꺼내기 시작하면 그 이야기의 빈틈을 어느샌 구도라는 사람이 메꿔준다

가나리야 시리즈의 첫 작품인 `꽃 아래 봄에 죽기를`로 시작하여 그 다음편인`벚꽃 흩날리는 밤`그리고 이 책 `반딧불 언덕`까지..모두 책제목이라 하기엔 지나칠만큼 시적이고 감상적인 느낌이 드는데 작가인 기타모리 고는 구도 데스야를 주인공으로 한 `가나리야`시리즈를 4편으로 완성했다고 하니 이제 아쉽게도 마지막 한편만 남은 셈이다.

첫작품인 `꽃 아래 봄에 죽기를`은 제목도 상당히 서정적이고 작품 내용 역시 꽃처럼 아련하면서 아름답다 생각했는데 갈수록 작품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마치 말없이 손님이 하는 이야기를 귀기우려 들어주는 구도처럼 은근하게 스며든다고 할까?

그래서 개인적인 느낌은 처음보다는 이 세번째 작품인 `반딧불 언덕`이 더 좋았고 그 뒷이야기자 마지막이 궁금해진다.


 


 반딧불 언덕에는 다섯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오래전 맺어지지 못했던 연인의 이야기와 그 연인과 헤어지게 된 사연의 이면에 관한 이야기가 실린 반딧불 언덕에서는 헤어진 연인들의 아련함과 더불어 자신도 모르는 새 누군가에 의해 서로가 헤어지게 되고 결국은 연이 끊어 지게 되었다는걸 오랜 시간이 흘러 알게 된 남자의 이야기인데 그녀와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들렀던 반딧불 언덕이란곳을 찾고자 하지만 찾을수 없었던 남자의 수수께기를 구도가 풀어준다.그리고 그녀가 그에게 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진실도 알게 되고...

이와 비슷하지만 좀 다른 느낌인 눈을 기다리는 사람은 헤어진 연인이 아니라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연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여자의 처연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머나먼 나라로 공부하러 간 남자가 그곳에서 본 건 무엇이었는지 몰라도 한순간에 자신을 잃어버리고 방황하게 되고 그런 남자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여자의 이야기가 그려진 눈을 기다리는 사람

좀 더 미스터리에 가까운 고양이에게 보은을 과 두 얼굴,그리고이 편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는 고켄까지...


어딘가에 존재할것 같으면서도 존재할리 없을것 같은 꿈같은 맥주바인 가나리야

사람들은 하루일과를 마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이곳 가나리야에 들러 주인인 구도가 해주는 맛있는 안주와 맥주로 그날의 피로와 노고를 위로받는다.그래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따뜻한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새 자신을 둘러싼 갑옷을 벗고 무장해제를 하게 되고 그야말로 자신도 모르는 새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하나둘씩 풀어놓게 된다는것이 설정

이렇게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뒀던 고민이나 이야기를 풀어 놓음으로써 이미 그의 고민의 반 이상은 해결된데다 친절하지만 쉽게 끼어들지않고 참견하지 않는 주인인 구도가 그가 가진 특유의 관찰력과 통찰력으로 나머지를 해결해주는데 미스터리소설 특유의 살인이나 기괴한 사건이 발생하지않는데도 이 소설만의 매력이 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과거의 추억이나 아련한 옛사랑과 같은 소재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자극적이기보다는 아련하고 어딘지 안타까운듯 하면서도 간질간질한 첫사랑이 생각나게 한다.등장인물의 나이가 대체로 좀 지긋한것도 어찌보면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몇번의 실연이나 아픔을 겪어본 사람만이 그가 묘사하는 아련함이나 맺어지지못한 인연에 대한 아쉬움과회한 혹은 그 쓸쓸함을 좀 더 잘 이해할수 있지않을까?

더불어 이렇게 멋진 가나비야라는 맥주바를 운영하는 구도라는 인물이 가진 미스터리함도 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이 되는데 그 역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복선으로 인해 그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아마도 다음편에선 그가 가진 사연은 뭔지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알수 있겠지?

책을 읽는 내내 미각이 살아나는듯한 느낌을 줄 정도라 맛있는 음식에 대한 설명과 묘사는 탁월해서 과연 작가는 이 많은 음식을 어떻게 알고 있는걸까하는 궁금증과 더불어 여기서 묘사하는 음식을 맛보고싶다는 욕심이 생기게 한 책이었다.

미스처리 장르로 보면 좀 약한듯 하지만 왠지 한편의 시 같고 떨어지는 벗꽃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든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