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 여신의 영원
시바타 요시키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범죄 피해자를 대하는 시선중에 가장 극명한 차별을 보이는 건 성폭력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분명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딘지 음습하게 비틀려있을뿐 아니라 심지어는 그 사람이 범죄를 유발하는 어떤 행동을 한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본다.

요즘에는 성폭력피해자가 반드시 여성에게만 국한된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대부분의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인 경우가 많고 그래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그녀들이 바람직하지않은 행동을 해서 그들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하도록 동기를 유발한건지도 모른다는 왜곡된 시선이 있고 그런 시선들로 인해 두 번의 상처에 숨죽여 우는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 왜곡된 시선은 그녀들이 어떤 지위나 위치에 있든 마찬가지인것 같다.

게다가 그런 성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녀들을 아는 지인이거나 친인척 혹은 직장동료와 같은 사람이 많고 그런점은 군대나 경찰과 같이 신분고하가 분명하고 법질서가 철저히 지켜지리라 여겨지는 곳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이제 성폭력에서 예외적인곳은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이 두렵지만 현실이 아닐까?

이 책 `리코,여신의 영원`을 쓴 저자는 처음 들어보는듯 했는데 의외로 가볍게 읽을수 있었던 코지 미스터리시리즈인 `고양이 탐정 쇼타로`를 쓴 저자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두 책사이의 격차와 간격이 너무나 커서 도저히 같은 작가가 쓴 글이라 여기기 힘들었기 때문인데...개인적으론 요코미조 세이시 대상을 받으며 찬란하게 데뷔한 이 책이 더 마음에 든다.

 

 

 

신주쿠서에서 반년동안 조사하던 사건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본청과의 합동수사로 넘어가게 되어 열받은 리코

그리고 마침내 그렇게나 잊고자 했던 2년전의 그 남자 안도와 해후하게 된다.

자신이 조사하던 사건과 그들의 사건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함과 동시에...

리코와 콤비이자 연인인 신지는 우연히 비디오샵에서 연출이 아닌 실제 성폭행을 당하는 모습이 담긴 테입을 찾게 되고 그 영상속의 소년들중  한 사람의 정체를 파악하게 되지만 그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살을 하게 되고 또 다른 피해자 역시 자동차 사고로 죽는다.얼굴을 가린채 처절하게 같은 남자에게서 집단으로 성폭행을 당하는 그들의 모습은 분명 사건임을 보여주지만 그들의 정체는 좀체 밝혀지지 않은 이때 하루미 부두에서 익사체롤 떠오른 남자를 조사하던 본청팀은 그가 남긴 비디오 테입을 보게 되고 그 비디오의 내용이 리코와 신지가 조사하던 그 영상임을 알게 되면서 수사본부를 합치게 된거지만 그들 본청팀에는 그토록 리코가 잊고자 했던 연인 안도와 그녀에게 잊지못할 상처를 줬던 선배 다카스가 같이 있는데다 합동수사팀의 다른 형사들은 그녀의 존재를 못마땅해 하는 기색이 역력한데...

 

남자들의 세계인 경찰에서 여자의 몸으로 빛나는 재능을 보여준 그녀 리코는 그들에게는 공공의 적일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치졸한 남자들이 어떤 행동을 해서 자신들의 두려움과 질투를 숨기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그녀 리코는 그들의 동료도 아니었고 심지어는 일반인들이 받는 처우보다 못한 처우를 받을뿐 아니라 약간의 틈이나 실수를 해도 여자라서 그렇다는 멸시와 질타를 받는 모습에서 남자들이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남성성을 드러내기 위해 얼마나 필사적인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여성인 리코는 상대적으로 처절하게 짓밟히고 있다.

처음의 순진하고 발랄했던 리코가 어떤 과정과 아픔을 겪으면서 마침내 그녀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상처를 낼수 없는 빛나는 여신이 되는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그녀 리코의 성장소설과도 같아 보인다.

또한 일반적인 견해로 법질서를 지키고 있는 그들세계에서 더욱 남녀평등이 실천되리라 믿었던 믿음과 달리 그들 경찰속에서도

 남녀 차별은 존재할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생각과 반대로 더 심한 불평등을 겪는 모습은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사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다카스가 벌이는 치졸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복수는 그녀 리코를 무너뜨렸을 뿐 아니라 자신이 그토록 의지하고 믿고자 했던 안도의 행동 역시 그녀가 오랜세월 믿어오고 지켜왔던 도덕성과 가치관을 완벽하게 뒤흔드는 결과를 가져온다.그리고 그러한 과정은 그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그녀 스스로 깨어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남자들이 아무런 죄의식이나 죄책감없이 그저 몸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상대를 찾는것처럼 리코 역시 자신이 원하는 상대를 찾아 사랑을 나누는데 주저함이 없고 아무런 흔들림이 없는 모습으로의 변신은 그래서 오히려 남자들에게 더 어필하는 결과가 되지만 그녀 리코는 자신에게 흔들리는 나약하고 무책임한 남자들을 경멸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한 선택은 일반적이지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그녀가 마리에게 가지는 사랑의 순수함이 빛나는것 같다.

당할수록 아픔을 겪을수록 강해지고 굳건해지는 리코...

사랑앞에 흔들리고 비틀거리면서도 자신의 내면속의 마음과 직면해가는 과정이 잔인하고 일반적이지않아 읽기가 편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녀 리코는 빛나는 캐릭터임엔 분명하다.

그녀 리코는 여신이다 그것도 영원히 빛나는 여신이자 여전사와 같은...

어쩌면 이 책은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 이 책은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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