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키스 매드 픽션 클럽
존 렉터 지음, 최필원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있는 돈가방이 있고 그 돈가방의 주인은 생사를 넘나들며 오락가락 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돈가방의 주인은 그야말로 내가 손하나 까딱 하지 않아도 곧 저승길에 오를 사람이라면...

게다가 돈가방의 존재를 아무도 모르고 있다면 과연 그 가방의 존재유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릴수 있을까?

그 돈가방안에 들어있는 돈은 한사람이 아니라 여러사람의 팔자를 고칠수 있을 정도로 거액의 빳빳한 현찰이라면..

이렇게 이런 저런 옵션을 달지만 이건 오롯이 그 사람이 가진 가치관에 관한 문제가 아닐지?

장담할순 없지만 이런 상황에 빠진다면 누구라도 한번쯤 그 돈에 대한 유혹으로 인해 갈등하고 고민하지않을까?

게다가 마침 알맞게도 내 양심에 꺼리낄것 없이 그 돈의 존재를 아무도 모른다니 이런 횡재상황에서 그 돈을 갖고 싶어하는건 어쩌면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갈등하지않을까?

이렇게 자신의 양심과 물질적 가치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은 내가 그 상황에 빠진 사람이 아니라면 흥미로운 상황이고 그래서 이런 딜레마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영화가 많은걸로 알고 있다.

익숙하다는 건 그만큼 그 소재가 사람들의 흥미를 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제껏 많이 다룬 소재인만큼 왠만함으로는 그 식상함을 이겨낼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책 `콜드 키스`는 작가의 데뷔작인만큼 익숙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가독성이 좋고 흥미롭기도 하지만 역시 익숙함과 식상함이란 함정을 벗어나긴 좀 힘들었던 것 같다.

 

 

 

가족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눈보라를 만난 사라와 네이트

모든걸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한 여행에서 뜻하지않은 불청객이 그들과 동행하게 된다.

왠지 꺼려지는 남자인 실은 어딘지 아픈듯한 몸을 한 채 그들에게 돈을 주면서 동행을 요청하고 아이를 가져 많은것이 필요한 사라는 네이트의 꺼림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를 받아들인다.

동행하는 차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곧 폭설이 이들의 발목을 잡게 되고 외딴곳에 세워진 모텔의 방을 잡으로 네이트가 들어간 사이 실은 숨지고 만다. 온통 피로 물들인 몸과 총구멍을 가진채..

당황하던 네이트와 사라는 그의 소지품을 뒤지던 중 그가 엄청난 금액을 가지고 있는것을 발견하게 되고 불길한 돈이라 꺼려하는 사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네이트는 그 돈을 다 차지하기로 하는데..

 

어떤 막다른 선택의 기로에서 무심결에 한 선택으로 인해 자신도 어찌해볼수 없는 상황으로  굴러가기 시작하고

물론 그 상황이란 것도 당연히 긍정적인 쪽이 아닌 부정적이고 심지어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설정은 스릴러나 블랙 코메디에서 자주 접해보는 설정이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매번 선택을 하게 된다.여기 네이트와 사라처럼..그리고 실처럼

그 선택이 앞으로의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당연히 알수 없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모든것이 달라지기도 하고 처음엔 옳은 선택이라 생각했던것도 아주 먼 뒷날 그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 나쁜 선택이 될수도 있다는걸 생각하면 참으로 인생이 세옹지마라고 칭했던 옛어른들의 혜안이 그저 놀라울따름이다.

여기 이 책의 주인공 네이트와 사라 역시 그저 지나가던 사람이 준다는 돈에 혹해 잠시 태워주고자했을뿐이지만 그가 가진 돈이 불러오는 악운은 그들의 목숨마저도 위태롭게 할뿐 아니라 그 이후의 그들의 사랑과 삶조차도 퇴색되게 만드는 악의 기운을 가졌다.

더 웃긴건 그들의 처음은 호의와 선의에 의한 선택이라는 점이다.

엄청나게 기침을 해대는 실을 모른 척 외면할수도 있었지만 아파보이는 그를 무시하지 못하고 그의 조건을 수락한데서 그들의 불행은 시작되었고 그들이 한 선택이라는 것도 왠만한 사람이라면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기에 그들의 처지에 동정도 간다.

이렇게 처음 시작이 선의로 행해졌다할지라도 결과론적으론 돈의 유혹에 빠져 나쁜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처지는 책을 읽어갈수록 안타깝게 느껴지지만...기존에 나온 책에서 이런 상황을 많이 봐 온 만큼 조금은 식상한 감도 있다.

차라리 네이트와 사라의 선택이 어느 순간 확연히 기존의 틀을 깨거나 아니면 반대하는 사람의 성비라도 바뀌었다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재미없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긴장감이 느껴지거나 새롭다는 느낌도 들지않는....그저 익숙한 한편의 영화를 보는 편안한 느낌이 든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