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도둑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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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를 들여다보면 미술에 국외한인 나같은 사람도 알수 있는게 있다.

서양미술에서 가장 빈번하고 중요한 소재로 애용되고 있는것이 신화와 성경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는 그저 심술궂은 신들이 장난삼아 인간이나 요정을 상대로 마치 게임을 하는것처럼 짓궂은 장난을 하고

그들에게는 단순 오락거리인 장난이 인간이나 요정의 운명을 바꾸거나 심지어는 죽음으로 몰아가는 과정을 그린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서양에서 신화는 제법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것 같다.

인간의 내재된 욕망이나 정신학적인 관점에서 비추어볼때도 자주 이용되는것이 바로 이 신화나 신화속 인물의 이야기인걸 보면...

엘리자베스 코스토바라는 작가는 다소 생소한 작가다.

물론 내가 선호하거나 즐겨 읽는 장르의 작가가 아니기도 하거니와 이 책 `백조도둑`외에 드라큘라와 동유럽역사를 배경으로 한 팩션 스릴러 `히스토리언` 단 두권을 집필한 작가이기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히스토리언 조차도 10년의 시간으로 거쳐 완성된 작품이라니...그녀가 하나의 작품에 쏟는 열정과 애정은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 `백조도둑 `역시 읽어보면 많은 자료와 조사를 통해 미술사에 대한 이해를 담고 쓴 작품이란걸 알수 있다.

 

정신과 의사 말로우에게 저명한 화가인 로버트 올리버가 인계된것은 친구이자 또 다른 정신과 의사의 추천때문이었다.

성공한 화가인 로버트 올리버가 갤러리에서 한 그림을 칼로 공격할려다 실패를 했고 곧바로 정신과적 진단을 받았지만 그는 어느 누구에게도 왜 그림을 공격했는지 이유는 커녕 말 문 조차 열지를 않고 거부하며 오로지 한 여자만 줄기차게 그려대고 있다.

말로우 역시 그림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었기에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지만 그는 첫날을 제외하고 그에게 눈길조차 보내지 않았고 답답해하던 말로우는 그와 몇년간 살았던 그의 전처를 직접 만나보기로 한다.

전처인 케이트는 그를 너무나 사랑했지만 그에게는 그녀가 다가가기 어려운 영역이 있었고 그들의 결혼생활을 유지하기힘들게 한 가장 큰 원인이 또 다른 여자의 존재였다는걸 알게 된다.그리고 그녀가 바로 로버트가 정신병원에서  계속 그리고 있던 여자라는것도 알게 되지만..더 이상의 정보는 알기 힘들다.

단지 케이트가 알고 있던 그녀의 이름이 메리라는 사실만 알게 됐을뿐...또 다시 메리라는 여자를 찾아 나선 말로우는 결국 메리 역시 그림속의 그녀가 아니라는 사실만 알게 되었을뿐 그림속의 여자에 대한 궁금증은 깊어가는데...

 

책속에는 두가지 중요한 소품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레다`를 그린 그림

스파르타왕의 아내였으나 신들의 제왕이었던 제우스가 반해 그녀에게 백조의 모습으로 접근을 했다는 신화속의 인물이기도 하고 그녀가 결국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알을 낳고 그 알에서 나온 사람중 하나가 그 유명한...트로이전쟁을 일으키게 한 헬렌이었단다.그래서인지 그림속의 백조의 모습과 그녀 레다의 모습은 상당히 에로틱하고 은밀하게 느껴진다.마치 뭔가 또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는것처럼..

또 다른 중요 소품이 바로 오래전 1890년대에 쓰여진...프랑스어로 된 편지다.

편지의 내용은 처음엔 친척간의 안부 편지로 보였지만 읽어가다보면 그 편지가 단순히 안부편지가 아닌..너무나 절절하고 금지된 사랑이라 더 애달픈 연애편지였다는걸 알게 된다.또한 편지속 주인공들 역시 로버트 처럼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자 당시에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힘들었던 여성화가 베아트리스 드 클레르발임을 알게 되는데 그녀가 불타는듯한 사랑에 빠진 남자 역시 화가이며 당대에 제법 이름이 알려진 화가였다는걸 알게 된다.

이렇게 얼핏 연관이 없어 보였던 19세기 편지속 주인공들과 로버트와는 같은 화가라는 연결점이 생긴다.

그리고 그 편지의 내용과 레다의 그림과의 연관성은 교묘해서 독자가 정신과 의사 말로우가 되어서 그의 조사를 따라 끝까지 읽어가야만 알수 있을 정도로 교묘하게 감줘져있다.

이 모든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로버트 올리버이지만 로버트 본인의 입으로 사건의 진실과 이유를 밝히지않고 오로지 그가 거쳐갔던...그를 사랑하고 너무나 흠모했지만 결국 그를 가질수 없었던 여인들과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정신과 의사 말로우를 통해서만 그가 왜 그런일을 했는지..그가 그렇게 사랑하고 오로지 그녀만을 그릴수밖에 없는 광기에 시달리게 됐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을 공격한 단순한 사건 하나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나가야했기에 중간부분부터 긴장감이 떨어지고 늘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장 의외였던 건 그가 그런 광기를 내비칠수밖에 없었던 이유...그리고 빛나던 재능을 가진 베이트리스가 결국에는 그림을 절필하게 된 원인...19세기 당시 파리의 화가들의 모습과 생활상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그림속에 숨겨진 진실찾기라는 설정보다는 성공한 그가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가 가장 궁금했는데 그 결과의 의외성은  다소 힘빠지게 할수도 있었지만 그림에 대한 묘사와 터칫감이 생생하게 묘사된 표현은 상당히 디테일해서 솔직히 작품속의 그림을 한번 눈앞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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