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에피소드 S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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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전설이 되었다는 청춘 호러 어나더

왠지 아주 오래전 우리를 놀랍고 두렵게 하던...학교괴담의 최고봉 여고괴담이 생각나게 한다.

곁에 늘 있었는데도 아무도 그 애를 기억하지도 못하고 늘 학교를 맴돌던 그녀의 존재가 드러나던 순간 카메라 앞으로 전진하던 그 괴기스러운 모습이 아주 강렬하게 인상에 남았던 작품

그래서 일까? 청춘 호러라고 하면 늘 그런 여고괴담과도 같은 학교 괴담이 생각나는것은...

일본에서 워낙에 인기여서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다고 하던데 불행히도 일드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고 청춘 호러물 아니 호러라는 장르를 그다지 선호하지않았기에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나랑은 인연이 없었던 작품이 어나더였다.

그랬던 나였지만 그의 작품을 작년에 몇권 더 읽고서 호감도가 높아졌기에 올해 새롭게 나온 어나더 에피소드에 대한 궁금증으로 책을 구입...뜨거운 여름을 서늘하게 해 줄거란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생각보다 무섭지않고 오히려 미스터리에 가까운 작품이어서 다소 힘이 빠졌다.

무서울거라 잔뜩 기대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 터라 무섭다기보다 마치 오래전에 읽은 오츠이치의 데뷔작인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를 보는듯한 느낌이 강했다.

사라진 나의 시체 찾기랄까?

안대로 가려진 한쪽눈에 인형의 눈을 하고 있는 미사키 메이

그녀는 올여름 또 한명의 사카키를 만난 이야기를 사카키바라군에게 들려준다.

그녀가 만난 사카키는 부유하듯 떠돌던 유령..자신이 죽은건 아는데 왜 죽었는지..도대체 자신의 시체는 어디에 있는지 몰라 어리둥절한채로 자신이 살던 산장에서 몇달간 그냥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지만 특별히 자신의 죽음이 억울하게 느껴지지도 안타깝다생각하지도 않은채 오래전 살아있었을때의 기억 대부분을 잊어버린채 그저 부유하고 있었다.

그런 자신을 유일하게 알아보고 자신의 목소릴 들을수 있는 메이의 존재는 그에겐 몇달만에 대화할수 있는 상대를 만난것이기에 그녀 메이에게 자신이 기억하는 것 대부분을 띄엄띄엄 이야기하지만...기억의 대부분은 사라지거나 생각나지않는것뿐

이제 자신이 이렇게 떠도는 이유가 자신의 시체를 제대로 보내지못한 탓이라 생각한 그는 자신의 사체를 찾아나서는데 도대체 사체는 어디에 숨긴걸까?


어나더라는 작품을 읽지않고서도 이 책을 읽는데 특별히 지장이 있는건 아니지만 읽다보면 어나더를 읽고서 이 책을 읽는다면 좀 더 작품에 몰입할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책의 화자이자 자신의 주검을 찾아나선 이가 어나너에서의 그 학교 요미야마키타중학교의 3학년3반에서 살아남은 아이였기때문이기도 하고 어나더에서 활약한 오드 아이 메이가 사라졌던 여름 그 일주일간의 공백과 연결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녀가 사라졌던 그 여름 그녀는 어떤 사건과 관계되고 있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부터의 출발..

자신이 이미 죽은자이고 그런 자신의 사체를 찾아나선다는 것에서 앞에서도 말했듯이 오츠이치의 작품이 생각난다.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관조적이고 관찰자적 입장에서 슬픔이나 분노와 같은 감정에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때문이다.

여기에서 사카키는 재난에서 홀로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는것도 힘들어 하고 마치 홀로 남아 떠도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죽은것에 대해서도 특별한 감정을 내비치지않고 있다.

마치 자신이 죽은것이 당연하다는듯한 태도..여기에서 우리는 그가 어쩌면 자신의 죽음을 바란것이 아닐까 하는듯한 생각을 한게된다.

보통은 자신이 왜 죽었는지..? 혹은 누가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범인찾기에 열중하는것이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습이라면 사카키는 그런것보다 자신의 사체를 찾고 있다.그것도 열심히가 아니라 그저 찾아야해서 찾는다는듯이 열의없는 모습으로

이런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게 하고 뭔가 있는것이 아닐까 미뤄 짐작하게 한다.

또 이책에는 상당히 많은 말줄임표가 나오고 있는데...작가는 말줄임표를 굉장히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안타깝기도 하고 비밀이 있는것 같아 궁금하기도 하고...그리고 뭔가 의심쩍게도 만드는 말줄임표...

죽은자는 단순히 사라지는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서로 연결되고 만나는것이라 생각하던 사카키의 믿음은 왠지 굉장히 철학적으로 들린다.

어쩌면 작가의 생각이나 믿음인지도 모르겠지만...그래서 그가 그리는 살아있지 않은자의 모습은 우리가 모르는 낯선공간 낯선장소에서의 연결을 생각하게 한다.모든 사람은 그게 살아있는 자든 죽은자이든 어디선가 서로 연결되어있는것이 아닐까 하는...문득 오싹한 생각을 하게 한다.

특별히 무섭거나 오싹하고 괴기스러운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은 비추...

하지만 미스터리로서 조금 색다른것을 찾는다면 괜찮은 선택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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