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리부트 - 전2권
에이미 틴터러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죽음후의 세상을 두려워하지않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겪어볼수 없는 미지의 것이 바로 죽음이기에 늘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의 두려움을 가장 극대화시킨 형태가 아마도 좀비가 아닐까? 개인적으론 그렇게 생각한다.

어제까지 내가 알던 내 가족 혹은 내 이웃이었던 사람이 죽은 후 되살아나지만 이미 그 사람은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아닌 그 무엇인 상태인데다 그들의 주식은 바로 살아있는 인간의 몸..이것만큼 두려운 상황이 있을까?

그래서 개인적으론 좀비물을 극도로 싫어한다.나에게 두려움과 역겨움을 함께 떠올리는 존재이기에..

하지만 이런 죽은 사람의 부활이라는 소재를 좀 다르게 풀어나간게 아마도 이 책 `리부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분명히 죽었다 깨어난건 좀비와 같은데 이들 리부트는 살아있을때보다 더 나은 신체를 가진걸로도 모자라 피부며 온갖 생체활동이 활발해진다.단지 인간적인 감정이 떨어진다는점과 피부가 죽어있던 시간만큼 차가워진다는 단점은 빼고...

그리고 그런 리부트가 인간의 도구로서 쓰여진다.마치 인조인간처럼...

얼마전까지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가진 존재와 인간과의 대립과 공존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던 판타지 소설에 이번엔 좀 더 진화한 좀비와도 같은 존재 리부트가 등장했다.

 

온 도시를 휩쓴 KDH바이러스로 인해 죽은 자가 속출하고 그중에서도 어린 아이들이 부활하는 사태가 발생...그 아이들은 리부트라 칭해지며 처음엔 이질적인 존재의 등장이 그러하듯이 모두 죽임을 당하지만 그들의 이용가치를 간파한 사람들에 의해 따로 모아놓고 그들을 위한 도구로서 쓰여지기 시작한다.그리고 그들이 죽어있다 깨어난 시간으로 그들을 칭하게 되고 그들 사이에서도 178 렌의 존재는 경외시되고 있는 상태다. 178이라 칭해지는 렌은 인류발전진흥회 즉 인발진이라 칭하는곳의 전설과도 같은 존재..그녀만큼 강한자도 그녀만큼 인발진의 명령에 철저히 따르는 자도 없었다.새로운 리부트 22가 나타나기전까지...

그야말로 죽자마자 깨어난것과도 같은 22 캘럼은 처음부터 그녀에게 다른 리부트와 달리 마치 관심있는 여자친구에게 접근하는것처럼 친근감을 가지고 접근했고 그런 22의 접근에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178은 그가 다치는게 싫고 그가 제거되는게 싫다는 이유 하나로 그곳 인발진을 탈출해서 자신들과 같은 리부트가 세운 자치구역으로 향하는데...

 

이제껏 나왔던 디스토피아를 그린 미래세계와 이 책은 같은듯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대부분 여주인공이 주인공으로 나온건 비슷하지만 그녀들이 아무리 강하거나 멋진 여전사의 모습이라도 그녀들보다 남자주인공들의 더 강하거나 다른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면 여기에 나오는 렌은 그녀가 스스로를 인지하기도 전에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당연하게도 리부트와 사람들의 동조와 지지를 받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그녀와 대조적인 존재가 남자 주인공이자 그녀에게서 오히려 도움을 받고 목숨을 부지하면서도 인간적인 감정을 가진 캘럼이라는 존재다.

여주인공에게 도움을 주거나 그녀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남자가 아닌 여자보다 약하고 감정적으로 잘 흔들리며 그녀의 도움없이는 곧 죽을수도 있는 남자

이 책이 일반적인 로맨스였다면 이런 남자 주인공은 환영받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다행이도 이 책은 판타지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기에 오히려 이런 남녀의 성역활의 역발상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마치 프랑스군을 이끌어 승리를 쟁취했던 잔다르크처럼 강인한 정신과 육체를 가진 작은 소녀 렌은...처음의 전투인형과도 같은 모습에서 점점 사랑을 하고 사랑을 깨달아가는 소녀의 모습으로 변화해간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곁에서 스스로를 차갑고 감정이 죽었다 생각하던 그녀에게 인간성과 감정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결국에는 인발진에 저항하고 리부트를 돕은 반란군의 앞에 서도록 내조하는 캘럼이라는 존재는 기존의 소설에서는 남자를 사랑으로 변화시키던 여자라는 공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죽었다 살아난 사람이라는 형식만 다를뿐 그들의 모습은 결국 좀비나 휴머노이드와 같은 형태의 존재의 등장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이긴하지만 어쨋든 인간의 오만과 독선에 대항하는 새로운 존재의 등장이라는 익숙한 소재에다 10대들의 사랑을 접목시킨 형태에 다름 아닌것 같지만 이렇듯 남녀 역활 비틀기는 의외로 흥미로웠다.

어쩌면 이제는 슈퍼맨에 버금가는 여자슈퍼영웅의 탄생의 시기가 되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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