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메이드 퀸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10
어도담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동서양을 막론하고 권력을 중심으로 피바람이 불지않은곳이 없으니...특히 그들의 대부분이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라는 점이 더욱 권력의 비정함을 엿볼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쥐고자 아비를 죽이고 아들을 죽이고 자신의 앞길을 방해한다면 지난밤 자신의 잠자리를 덮혀준 여인이라도 한치의 망설임없이 칼끝을 겨누게 하는것..

그래서 권력이란건 아들과도 나누지않는다는 말이 있나보다

그런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왕실도 화려하기는 하지만 각각의 영지가 있고 기사와 제후가 있으며 영토가 연결되어 나라를 넘나드는 혼인을 맺어 복잡하기 그지없는 권력구도를 가졌기에 그만큼 음모와 권모술수가 판치기 쉬운 유럽의 왕실이야기는 그만큼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그란토니아는 유럽에 있는 나라도 아니거니와 가상의 국가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왠지 유럽황실의 느낌이 물씬나기도 하고 그 권력구도나 작위등은 유럽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온듯 하기에 마치 중세유럽의 그 강렬하고도 치열했던 권력다툼을 보는듯한 재미를 줬다.

 

그란토니아제국에는 아주 강력한 황제가 존재한다.

황제의 이름은 루드비히

아름답고 냉정한 이 황제는 자신이 가진 황제의 지위가 온전한 자신의 것이 아닌...오랫세월 그란토니아제국의 역사만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유일무이한 고귀한 혈통의 에델가르드가의 힘에 의해 찬탈한 자리임을 한시도 잊은적이 없고 그 혈통을 가진 자신의 여인이자 황후인 파사칼리아의 의지에 의해 자신이 황제가 되었음을 알기에 자신의 아들들을 믿지않고 사랑하지도 않거니와 심지어는 증오하기에 이르렀고 그로 인해 자신의 황태자와 자신을 보위에 오르게 한 에델가르드의 공작이자 왕후의 오라비마저 냉정하게 죽도록 내친다.

또한 태어나면서부터 온전치못한 정신을 가져 5살이 되지마자 어미의 손에서 강제로 배앗아유페되다시피한 황녀 비올레타마저 누군가가 보낸 자객의 손에 냉정하게 피살된다.

이 모든것이 황제의 의지임을 아는 왕후이자 에델가르드가의 파사칼리아와 새로운 에델가르드가의 공작이 된 그녀의 조카 라키엘 드 에델가르드는 협력하여 복수하고자하고 비올레타가 죽을 당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비가일을 황녀로 만드는 작업에 들어간다.

마침 그녀 역시 죽은 황녀와 같은 붉은 머리칼에 암녹색의 눈을 가졌기에 가능했던 일

하지만 궁중은 녹록치않을 뿐만 아니라 황태자 사후 누구라도 황태자지위에 올라 다음 보위를 잇는것이 가능하기에 더더욱 암투와 술수는 치열해진 가운데 아무도 주목하지않지만 유일한 황후와 황제의 적손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비올레타와 라키엘은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넓혀가고 마침내 황제로 하여금 그녀를 돌아보게 하는데...

 

상당히 복잡하고 쉽지않은 내용이기에 솔직히 로맨스소설의 소재로는 적합하지않은것이 아닌가 생각한다.특히 이 책 레디메이드 퀸은 로맨스에 중점을 두고 있지않기에 더더욱..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가하면 의외로 이런 권력투쟁이나 치열한 파워게임 혹은 정치 싸움을 즐겨 읽기에 그런점에서 볼때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지만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를 더 좋아하고 주목하는 사람이라면 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귀족출신이지만 아비의 죽음과 그가 남긴 빚으로 인해 상당히 곤경에 처한 아비가일은 당시 왠만한 귀족출신의 여자라면 선택하지않았을 종신 시녀의 자리에 가게 되고 그 선택이 결국은 그녀로 하여금 왕가의 권력다툼 중심에 서게 되는 계기가 된다.

자신의 주변 사람 그 누구도 믿을수 없고 믿어서도 안될뿐 아니라 심지어는 자신의 핏줄조차도 의심의 눈길을 돌리지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궁중생활

왕위 계승권에서도 한참 밀려나 있는 황녀의 지위에서 마침내 모든것을 물리치고 왕위계승자가 되고 여제가 되기까지의 비올레타의 여정은 왠만한 여자라면 견디기 힘들 정도의 무게와 중압감을 주지만 결국에는 이겨내는 모습을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다.

읽으면서 내도록 그녀 비올레타의 삶과 루드비히  황제의 모습을 보면서 엘리자베스여왕과 헨리8세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그녀 역시 어린시절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어 낮게 엎드렸고 오랫세월 탑에 갇혀 있었을뿐 아니라 아비의 눈길조차 제대로 받지못한 어두운 세월을 이겨내고 죄인의 딸이라는 굴레마저 이겨내며 마침내 여제로 당당히 올라섰고 역사에 길이 남은 인물이기에 비올레타에서 그녀의 모습을 조금 엿볼수 있었다.

끊임없이 목숨을 위협받고 누구보다 고귀한 핏줄을 이어받은 황자와 황녀들의 삶도 생각보다 행복하거나 멋지기만 한게 아니라 단지 조금 더 풍요로울뿐 그들 역시 나라를 위해 아무렇게나 쓰여질 도구와도 같은 존재라는 걸 책속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고 황실의 자손으로 태어났다는 것 자체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권력투쟁에서 물러나 있을수 없다는 건 역시 그들 왕족의 태생적 비극이라는 점을 루드비히가 왕위에 오르고 그가 사랑했던 여인과 함께 할수 있게 되었음에도 서로를 믿지못하고 결국에는 증오하기에 이르게 된 과정을 통해 보여주고 있기에 그의 미친듯한 광기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더구나 그렇게나 자신의 핏줄을 증오하고 부정했던 황제가 마침내 인정하고 받아들인 그녀 비올레타가 그의 핏줄이기는 커녕 복수를 위해 만들어진 황녀라는 점은 아이러니이자 왠지 모를 슬픔과 미쳐가는 그에게 연민마저 가지게 하는 부분이었다.

죽이지않으면 죽을수 밖에 없는 곳

왕위에 오르지못하면 자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가족의 안위조차 자신할수 없기에 어쩔수 없이 동생을 누이를 오빠를 죽일수 밖에 없는 피의 투쟁은...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엔 너무 무거운 소재이다.

그들의 권력투쟁과 파워게임은 상당히 재미있고 치열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의외로 그녀 아비가일과 라키엘의 사랑이야기나 감정씬이 너무 적은 점...그리고 특히 라키엘의 감정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다시피한 점은 못내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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