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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의 일기
심윤서 지음 / 가하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로맨스소설을 읽었지만...
처음부터 이별을 예고하며 시작된 다소 독특한 내용이었다.
힘들게 과수원을 하면서 친구들의 보증을 거절하지못해 많은 빚을 안고 죽은 부모의 빚을 해결해야하는데다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한 난다에게는 두명의 어린 여동생들까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기에 보통의 사람이라면 절대로 생각조차 하지 못할 대리모를 하게 된다.
그 남자 현무는 암으로 고통받는것이 너무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놓으려고 하지만 그것조차도 마음대로 되지않는데다 홀어머니는 결혼도 하지않고 죽어가는 아들의 자식을 보기를 원하기에 형편이 어려운 난다와 맺은 계약이 더더욱 그를 못견디게 한다.
이렇게 얼굴 보기도 불편한 남녀의 동거가 시작되고 고통속에서도 늘 자신을 신경써주고 밝게 웃어주는 난다가 어느순간부터 마음에 들어오지만...현무 자신은 당장 죽어도 이상할것 없는 환자이기에 계속 그녀를 밀어내는데...
죽을날이 얼마남지않은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암환자와 그런 남자의 아이를 낳고자 하는 여자 난다의 이야기
로맨스소설의 소재로 삼기에는 다소 무겁고 비극적인 소재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전개가 어둡지않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는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단지 현무는 자신이 죽을날을 안다는 차이만 있을뿐
자신의 처지를 잘 알기에 홀로 남게 될 난다를 생각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않고 밀어내는 현무의 마음과 그런 현무의 마음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이윽고 자신들의 사랑을 자각하고 난 뒤부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허투루 쓰는 법이 없이 온전하게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래서 슬프지만은 않다.
덤덤하게 난다의 일기 형식으로 쓰여진 글인데 일기 속에서 점점 그 사람 현무를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가는 난다의 심정이 잘 드러나는데다 전체적으로 어둡기만 한 글이 아니기에 두사람의 사랑이 잔잔하게 마음에 스며드는데...
내일이 아닌 오늘만 생각하며 살자는 난다의 말이 인상적이었고 그들의 사랑이 아프지만 가슴 따뜻해지기에 오랫동안 여운이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