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간 거리
시미즈 다쓰오 지음, 정태원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학교 교사이면서 학생과 연애을 함으로써 엄청난 물의를 일으키고 결국 쫏겨나다시피한 하타노 가즈로 

둘 사이의 연애가 진지했으며 그녀가 대학 입학후 합법적으로 결혼을 했지만 고교 재학 시절 사제간의 연애는 다른 사람들이 묵과하기엔 지나치게 비도덕적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고향으로 낙향하여 학원을 하고 있고 그렇게 불타는 연애를 한 그녀와도 결국 헤어지고 만다.

그렇게 도쿄를 등진 그가 12년만에 도쿄로 오게 된다.

아이러니하지만 그것도 결국 여제자의 문제로...

제자는 불우한 환경에서 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그를 많이 의지했기에 그녀와 연락이 안되니 도와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못했던것인데...역시 그가 막연하게 느꼈던 불안대로 그녀는 학생신분이 하기엔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지금은 행방조차 알수 없는 상태

더 이상한것은 누군가가 그녀의 집을 뒤진듯한 모양새인데다 그를 미행하는 사람까지..

점차 범죄의 냄새를 풍기는 그녀의 실종은 차지하고 모처럼 도쿄로 온 김에 그가 재학하던 시절 유일하게 말이 통했던 동료교사를 찾지만 그는 이미 퇴직을 한 상태이고 현재 학교를 맡고 있는 학장은 그를 반기며 그에게 학교로 돌아올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그가 쫏겨날때 가장 강력하게 앞장 섰던 남자가 현재 재단의 이사임을 알게 되고 사라진 제자의 남자 역시 학교와 관계가 있는 사람을 알게되는데...

 

자신을 좋아하고 의지했던 제자의 실종으로 마침내 알게되는 자신과 학교를 둘러싼 모종의 음모

결국 자신 역시 학교를 집어 삼킬려는 무리의 귀찮은 졸과 같은 신세였음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있다.

처음에도 제자와의 사랑이 물의를 일으켜 결국 자신의 운명도 바뀌어 버린 하타노는 이번에도 역시 제자의 문제로 목숨까지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걸 보면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 동물인것 같다.

특히 제자가 자신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었는지 알기에 이번에 그가 나서게 된 계기는 죄책감이었고 그래서 더 필사적이었던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녀의 마음이 귀찮았기에 그녀가 도쿄로 가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걸 짐작했음에도 귀찮은 혹을 떼어내듯 외면햇던 자신의 속마음이 부끄러워서..

더군다나 처음부터 그를 싫어하고 적의를 보이던 그 남자 이케베와 닿아있는 사건의 진상은 접근하면 할수록 그에게도 위협이 되지만 그렇기에 도저히 물러설 수 없지않았을까?

이케베란 인물 역시 흥미롭다.

잔인하고 권력에 대한 욕구도 강하지만 그럼에도 살생을 싫어하고 나비를 채집하여 흠하나 없이 보존할 정도로 섬세하며 오로지 아내만을 사랑하여 죽은 아내를 위해 매일 독경을 외우는 남자...학교의 이사로서의 그와 개인의 그는 이렇게 큰 차이가 있어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란 게 믿기지않는다.다분히 이중적일 뿐 만 아니라 복잡한 남자

사람을 해하고 다치게 하고 목숨마저 예사로 빼앗는 그는..그렇게 피를 묻히고 살인하는 행위를 직접 하지않았다는 점...오로지 다른 이에게 명령을 내리기만 했기에 얼마든지 잔인해질수 있지않았나 싶다.그런점에서 보면 이케베는 재단의 다른 인물들과 비슷하다.

손에 피를 직접 묻히지않으려는 비겁하고 이기적인 모습과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깡패와도 같았던 이케베 일당을 끌어들이고 그들의 악행을 모른 척 외면해서 결국에는 그들에게 자신의 목줄까지도 손에 쥐어 주게 된 학교의 이사들은 이케베를 경멸하고 피함으로 써 자신들의 도덕성을 증명하려고 한다.

과연 누가 더 나쁜가?

학교 재단을 둘러싼 추악한 진실찾기 게임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모습이기에 더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더 것 같다.

과연 그는 이 아비규환과도 같은 곳에서 제자를 무사히 데려갈수 있을까?

 

출간 한지 좀 오래된 소설이지만 그럼에도 흥미있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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