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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아이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ㅣ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아이가 말을 잘 못할땐 울음으로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한다.
그러던것이 점점 커가면서 말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강력하게 원하는 바를 충족하고자할때 동원되는것 또한 울음이기에 아이에게 울음은 그만큼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는데 중요한 도구이자 무기인것 같다.
이 책 `울지않는 아이`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에쿠니가오리의 에세이이다.
그것도 우는 아이에서 점점 울지않는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보고 느끼고 겪었던 이야기를 덤덤하게 마치 일기처럼 써내려간 이야기이기에 그만큼 진솔하게 다가온다.
솔직히 개인적으론 에세이란 장르를 좋아하지않지만 이 책만큼은 그런 부담이 적었던것도 사실인데 아마도 에쿠니 가오리 자신이 어떤 주장을 강력하게 피력하거나 고집을 세운 내용이 아니라 살면서 한번쯤 누구나 느껴봤음직한 이야기를 써내려간 것이기에 그런 거부감이 적었던 탓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린시절 회전목마를 타면서 느꼈던... 혼자라는 해방감과 더불어 느껴지는 자유로윰...그리고 문득 혼자있다는 불안감을 표현한 글에선 상당히 공감이 갔다.
이렇게 별것아닌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은 타봤음직한 회전목마에서 그런 느낌을 끄집어 냈다는것이 그녀에게 감탄을 느끼게 하는 부분중 하나이다.
혼자 외국에서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나 그런곳에서 우연히 발견한 일본어로 된 책들을 보며 문득 느꼈던 반가움의 감정,책읽기에 매료된 작가의...읽기전에 무조건 사재어놓고 그 책들을 보면서 흐뭇하게 느끼는 작가의 감정이 너무나 와닿는 부분이었다.
어느새 책읽는것이 버릇처럼 된 사람의 회한과도 같은 부분 역시 공감이 가기도 하고...
나역시 읽고 싶다고 생각하고 사놓은 책을 보면서 늘 흐뭇함을 느끼기도 하기에 그녀의 감정이 손에 닿을듯 알수 있었고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외국에서 맛있는 음식을 발견하고 그 레시피를 그 나라사람에게 배워보는 즐거움에 대한 글도 공감이 갔다.
맛있고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먹는것도 물론 좋지만 이렇게 외국을 여행하면서 만난... 그곳 현지사람들에게서 직접 배우는 그곳의 맛이란 레스토랑에서 만들어 내는 음식과 달리 훨씬 더 정감이 가지않을까?
이러저런 글들을 보며 에쿠니가오리는 참으로 삶을 즐길줄 알고 특히 여행의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할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 부러운마음이 들기도 했다.아주 오랫만에 동생과 둘이 간 놀이공원에서 느꼈던 감정이나 맛있는것을 먹기 위해 어디로도 찾아가던 자신의 모습을 그리면서 점차 어른이 되어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잊혀지거나 어른이 되면서 포기해야하는 즐거움에 대한 향수를 이야기하는 부분 역시 많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 아닐까..
늘상 보아왔던 ..우리에게 익숙하게 여겨졌던 모든곳,사물에 대한 그녀만의 시각을 이렇게 멋들어지게 표현한 그녀는...역시 탁월한 글쟁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