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초상

노르웨이의 숲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9월

내 젊은 날은 하루키와 함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단편을 맨먼저 접하고 읽었을때 엄청 놀라움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당시 흔하게 보지못했던 문체..그저 덤덤하고 내뱉는 듯한 그 느낌의 강렬함은 그의 작품을 찾아 읽게 만들었고 그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바로 상실의 시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소설의 배경이 되던 시기가 일본의 고도성장기와 맞물려있기에 젊은 사람들로 대변되던 와타나베와 나오코등의 등장인물이 느꼈던 혼자인듯한 고독감과 더불어 상실감과 같은 허무한 감정을 참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나온 노르웨이의 숲을 다시 읽으며 젊었을때 읽었던 감정과는 또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같은 책이라도 나이에 따라 받아들이거나 느끼는 바가 달라짐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다.

외동아들로 태어나 혼자인게 어색하거나 싫지않은 와타나베는 살던 고향을 떠나 아는사람이 없는 도쿄의 사립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그곳 기숙사에서 대학생활을 보내다 우연히 같은 고향에서 즐겁고 행복한 시절을 함께 보냈던 나오코를 만나게 된다.그녀와는 가장 좋은 시절을 같이 보냈던 친구의 자살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그녀 나오코는 와타나베와 달리 연인이었던 그의 자살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결국에는 요양원으로 가게 된다.다시만난 그녀에게서 사랑을 느끼지만 그녀의 슬픔의 강도는 생각보다 너무 깊었다.

 그녀의 슬픔은 그의 사랑으로 치유될수 없음을 알기에 그는 방황하게 되지만 새로운 사랑 미도리를 만나면서 조금씩 밝아지게 된다.그리고 그와 때를 같이해 그녀 나오코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고 그 충격으로 와타나베는 방황하는데...

안 그래도 힘든게 청춘이라고 한다.

자신의 자리를 찾지못하고 이리저리 불안해하며 방황하는 청춘...그런 청춘들의 심리와 마음속 갈등을 참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이렇게 오랜세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받지않을까?

고도성장하는 도시에서 젊은 청춘으로 살아간다는건 참으로 힘들다.

뚜렷한 자신의 자리도 찾기 힘들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나만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지 하는 불안감..그리고 모두가 바빠 뒤도 옆도 돌아보기 힘든 사람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외로움

그런 모두의 불안함이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한다.

누구는 스스로 자살함으로서 도피하고 또 누구는 그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죽도록 노력하며 다른 사람을 비웃고 경멸하며 자신의 곁은 아무에게도 주지않는..스스로 고립된 삶을 택하고...또 와타나베처럼 그 주위를 맴돌며 소외된 사람처럼 혹은 주변인처럼 사는 삶을 선택한 사람..

살아가다보면 정답이란건 없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생각을 하게 하고 고민을 하게 만든다.

좀 더 나이들어 다시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때는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기대되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