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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렬전 : 충심으로 칼을 들다 ㅣ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13
유영소 지음, 황인원 정보글, 심수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9월
평점 :
이 책이 참으로 재미있는것은 선녀가 나오고 용이 나오고 온갖 무예와 신기에 가까운 도술같은것이 나오는데
마치 요즘의 판타지문학과도 어딘가 닮아있다는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나온 시기가 우리에겐 너무 먼 과거인 조선시대란다.
게다가 이런 소설을 영웅소설이라고 하는데 의외로 조선시대에는 영웅소설이 많았단다.
특이할만한것은 조선시대에 조선인들에 의해 쓰여진 이런 영웅 소설의 배경은 거의 대부분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데 그 이유가 지금말로 치면 검열이란것을 피하기가 어려웠던 탓이라고 하니 지금이나 과거나 마음껏 현실비판을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컷나보다.
특히 이 책 유충렬전은 당시 조선의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을 빗대어 나온 소설이라고 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우리민족의 울분과 패배감 그리고 상처입은 자존심을 달래줄 영웅이 필요했고 그런때 등장한것이 하늘을 나는듯한 천사마와 스스로 빛을 발하는듯한 장성검을 가지고 오랑캐를 맘껏 유린하고 무찌른 영웅 유충렬의 출현이었다.
역적을 무찌르고 반란군을 제압하며 수많은 오랑캐를 단숨에 없애버린 유충렬전은 아마도 당시의 우리민족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주지않았을까 미뤄 짐작해본다.
중국 명나라의 충신인 유심은 대대로 나라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의 후손으로 재산도 많고 가정도 화목하지만 후사가 없는것이 유일한 걱정거리였다.그런 유심과 그의 처 장씨가 이름난 명산인 남악형산에 올라 정성을 들이고 아들을 얻엇으니 충렬은 태몽조차 범상치않았다.
그렇게 평화롭게 보내던 어느날 황제에게 직언을 고한 유심은 간신이자 검은 흉계를 가진 정한담의 모함으로 귀향을 가게되고 가족은 뿔불히 흩어져 부모를 졸지에 잃은 어린충렬은 이루 말할수 없는 고생을 한다.
그리고 고생끝에 다다른 서해 광덕산 백룡사에서 살아있는 부처로부터 도술과 무예를 익히게 되고 간신들의 계략으로 위험에 처한 황제와 나라를 구하는데...
사전 지식없이 읽었다면 이 책을 당연히 중국소설로 알았을것이다.
나오는 시대적 배경이 전부 중국이었고 중국의 지명들이 많이 나오기때문인데 조선의 폐쇄적인 특성상 자유로운 비판이 불가능하기에 중국을 빗대어 현실을 비판했다는 설명을 읽고 사전배경을 익힌후에 책을 읽으니 훨씬 더 이해가 쉬웠다.
병자호란이라는 우리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쟁을 겪은 당시의 백성들에게 외적이 침입했을때 무기력하게 도망가거나 잡혀서 포로가 되는 왕족의 모습이 아닌 홀홀단신으로 외적에 맞서 단숨에 무찌르는 활약을 보이는 유충렬이 얼마나 시원하고 통퇘하게 느껴졌을까 싶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아닌 나라간 전쟁에서 지고 난후의 상처와 패배감을 달래주고 위로해준 책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으면 모르고 읽었을때와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소 과장되고 황당한듯한 책내용도 이렇게 사전지식을 알고 읽으면 훨씬더 정감있고 색다르게 다가오는것 같다.
아이들도 유충렬의 모험담을 재미있게 읽을수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