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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김유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어릴적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아직까지도 회자 되고 있는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그전까지 그린 외계인의 모습과는 판이한 생김새와 친근감있고 우호적인 태도로 전세계에서 E.T열풍을 불어오게 했던 그 영화
그 영화가 있기전에는 외계인이라고 하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정도로 지구를 침공하고 식민지로 삼고자 먼 우주에서 날아온 생김새가 흉칙한 생명체에 지나지않았던 외계인의 모습은 자그마한 키와 약한 모습으로 보호본능 마저 일으키며 외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역활을 했었다.
왜 이렇게 외계인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이 책 `세상을 버리기로 한 날 밤`에 등장하는 `낯선자`의 정체가 외계인과 근접하기도 할뿐 아니라 우리가 막연히 상상하고 있었던..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꿈같은 이야기이기때문이다.
너무나 사랑하고 긴 인생을 같이 해왔던 동반자와도 같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마르코스는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슬픔을 견디기 힘들것 같아 스스로 잠을 포기하기로 하고 영원히 잠을 자지 않도록 해주는 주사를 손에 넣은 날
방송에서 외계인이 나타났다는 소식과 함께 상관의 호출을 받는다.
남들과 다른 능력을 가진 마르코스의 힘을 빌어 미지의 생명체인 `낯선자`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시도하는데 그 낯선자에게는 마르코스의 능력이 통하지않을 뿐 만 아니라 오히려 이곳에 오기전 잠깐 스치는 동안 이상한 느낌을 받았던 바로 그 소녀를 찾아가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놀랍기만 한데..
누구나 마음속으로 한번쯤은 생각해봤음직한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낯선자의 입을 통해 들려준다.
어찌보면 우리에게는 친숙하기까지한 불교의 윤회사상과도 맥이 닿아있는것 같아 낯설지가 않다
불교에서는 사후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사후세계의 존재자체가 인간으로 하여금 나쁜짓을 저지르지않도록 막아주는 저항선과도 같은 역활을 한다고 보는데 이런 사상과도 비슷한 이야기를 우리와 아주 멀리 떨어져있는 유럽의 나라에서 소설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늘 같이 하고 마치 인생의 스승과도 같은 존재였던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을 낯선자의 입을 통해 죽음 이후의 또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사랑하는 사람은 늘 연결되어있음을...비록 그 사람을 다른 세계에선 알아볼수 없을지라도 몇번의 환생을 통해 기어이 만날수 있음을 들려주는 낯선자의 이야기는 마르코스뿐 아니라 왠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도 위안이 된다.
철학적이고 사색적인듯한 이야기를 판타지라는 장르를 통해 들려주는 환상같은 이야기...
정말 죽음 이후에 이런 세계가 있음을 나도 모르게 믿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