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 불야성 시리즈 1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밤하늘에 반짝이는 네온사인 불빛만큼 사람을 취하게 하는것도 없을것 같다.

화려하게 번쩍거리는 불빛은 왠지 사람으로 하여금 안도감을 주고 혼자가 아니라는 착각을 심어주기도 하지만...이제는 안다.

그 불빛을 조금만 벗어나도..아니 그 불빛이 비쳐지는 반대편만해도 사람을 삼키기게 충분한 짙은 어둠이 있음을...

이 책 `불야성`은 그런 화려한 불빛이 아닌 그 불빛 이면의 어둠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어둡고 잔혹하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우리가 모르는 세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평소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같은 사람에게 맨얼굴을 절대 보일리 없는 도시의 맨얼굴을 본 것 같은 느낌의 소설이랄까?

 

환락의 도시 가부키초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필요한것을 조달해주며 살아가는 젠이 혹은 켄이치라 불리우는 남자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완전한 일본인도 아니고 완전한 대만인도 아닌 어중간한 반반인 사람...즉 혼혈이다.

이런 그의 태생은 그곳 가부키초에서의 그의 위치와도 맞아떨어진다.

가부키초를 지배하는 중국마피아들과 그를 견제하는 대만인 마피아 그리고 홍콩인들과의 치열한 경쟁구도속에서 위태로운 날들을 보내는 그에게 어느날 의문의 여자로부터 전화가 오고 느닷없는 사건에 빠져든다.

오래전 같이 동업하던 친구가 중국마피아오른팔을 죽이고선 달아난 사건으로 인해 곤혹을 겪게 만들더니 그 친구가 겁도 없이 가부티초로 돌아왔고 이제 중국 마피아에선 그와 친구와의 연결을 의심하고 있는것..

게다가 하필이면 그가 도저히 빠져나오기 힘들것 같은 상황인데 단한번도 남을 믿지않았던 그가 머리가 말하는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위험하기 그지없은 여자에게 속절없이 빠져들어 멍청한 짓을 하기 시작한다.

이제 숨어 있는 친구를 찾지못하면 자신이 죽을 위험에 이르렀기에 그는 자신이 아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러곳에 보험을 들기 시작하고

단순해 보이는 사건이 모두의 이권에 의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하면서 일생일대의 위험한 도박이 시작되는데...

 

밤을 지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이야기이기에 더욱 매력적인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술과 마약 그리고 온갖 환락으로 취하게 만드는 가부키초..그리고 일본의 대표 환락가와도 같은 그곳이 일본인 야쿠자가 아니라 중국계 마피아들이 장악하고 있고 버젓이 총질도 일삼는 무법천지와도 같은 상황이라는것도 의외이지만 그 내부의 사정 또한 거미줄같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물려있어 치열한 두뇌게임을이 벌어지는 전쟁터와도 같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이런곳에서 일본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중국인도 아닌 어중간한 혼혈인인 켄이치가 차지하는 위치라는것도 흥미롭지만 그가 살아가는 방식은 그래서 더욱 치열하고 냉철하게 머리를 써야만 살아남을수 있는 상황이라는것도 십분 이해가 간다.

한마리의 하이에나 같이 먹이를 찾아 어슬렁 거리고 살아남기 위해선 가족도 친구도 망설임없이 버리는 냉혹한 인물인 켄이치는 기존의 주인공과 달리 타고난 악당이기에 동정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온갖 배신과 악행을 일삼는 그일지라도 사랑하는 여자앞에선 다를거라는  독자들의 믿음조차도 철저하게 배신하고야 마는...그래서 기존의 주인공상과는 엄연한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이 갖는 매력인것 같다.

독자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할 틈도 주지않는 철저하게 계산적인 이 남자

어설프게 착한척도 하지않고 동정하지도 않고 감정에 빠져 질척거리지도 않는...완벽한 킬러같은 감성을 가졌음에도 타고난 겁쟁이라서 사람을 직접적으로 죽이지도 못하는 이 남자가 살아남는 법이 상당히 흥미롭기에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빠른 전개와 하드보일드한 장면들 그리고 끊임없이 벌어지는 두뇌싸움...책을 손에 쥐면 단숨에 읽게 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지만

책내용에서 거북한 장면이나 소재가 제법 나오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것 같다.

그렇지만 나에겐 매력적인 책으로 기억될 만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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