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여자,딸이라는 여자

모성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8월

늘 독특한 서간문형식이나 독백의 형식으로 당사자만의 심정을 집중적으로 교차로 들려주는 미나토가나에

이번에도 그녀의 전매특허인 사건당사자들간의 심경을 교차편집해서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을 통해 그날의 사건을 그들의 시선으로 유추해볼수 있게 그려놓았다.

항상 묵직한 주제를 던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가인 미나토 가나에..

이번엔 너무 당연하게 여겨오던 모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자라면 그리고 어미라면 누구라도 당연하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모성이라는것이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여자라면 누구나 그러해야한다는 사회적 인습에 의한 학습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생활고를 핑계로 자식을 버리는 부모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대단하다는..그리고 본능에 가깝다고 여겨지던 모성이라는 것도 생활이 어려워지거나 아이가 자신에게 걸리적거리는 장애로 인식되면 가차없이 버려지는 걸 보면 어쩌면 본능보다는 학습에 의해 세뇌된것이 아닐까 하는 쪽으로 내 무게추는 기울어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조용한 연립주택가에서 한 여고생이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는 사고가 뉴스를 통해 알려지고 그 엄마는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아이가 자살을 결심했을리가 없다는 자살가능성을 부정하는 기사를 읽고 이질감을 느끼는 한사람이 있다.

그 아이의 모친은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사랑을 듬뿍받고 컸으며 늘 주변에 환한 햇살과도 같이 밝게 비춰주는 사람이었으며 부친은 좋은 학교를 나왔지만 사정이 있어 지역의 철공소에 다니고 있는 말이 없고 과묵한 아빠였기에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단란한 가정...그리고 당사자인 소녀 역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특별한 고민같은건 없어 보이는 평범한 여고생이었기에 그녀의 자살시도는 더욱 궁금증을 일으키는데...

늘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고 주변에서 칭찬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에 항상 다른 사람의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과 그런 사람을 짝사랑 하듯 바라보는 사람과의 엇갈린 사랑이야기가 이야기의 큰 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을 주기보다 사랑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하기에 시선이 바깥으로만 향하고 있는 사람을 엄마로 둔 소녀...그녀의 불행은 이런 엄마를 두었기에 이미 예견되었다고 할수 있다.

엄마의 이야기와 딸의 이야기를 교차로 풀어나간 것을 보면서 같은 사건을 어쩌면 이렇게 다르게 해석할수있나 싶지만 엄마와 딸사이 이전에 그들 역시 개인과 개인이기에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내 몸에서 나온 자식이라도 본인이 아니기에 그저 이렇지않을까 짐작만 하는건 타인과 같지만 늘 곁에 있기에 오히려 완전한 타인보다 객과적이지 못하고 그래서 더욱 진실을 바라보는 시선이 왜곡되기 쉽지않을까?

이 책에서도 딸은 엄마를 생각해서 할머니에게 덤벼들고 혼자서 모든 짐을 지고 힘들게 일하는 엄마를 대신해서 다른 식구들에게 입바른 소리도 하지만 이 모든게 엄마에게는 오히려 자신이 원했고 바랐던 딸아이의 모습과는 멀기에 점점 더 실망을 하고 또 그런 엄마를 바라보면서 점점 절망하는 두 사람의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을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그런 모녀를 보면서 밖으로 도피하는 길을 선택한 아버지가 비겁하게 보이면서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두 사람이야기...

과연 모성은 진짜 타고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