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휘의 비

[전자책] [합본] 무휘의 비 (전2권/완결) ㅣ 무휘의 비
최은경 / 로맨스토리 / 2012년 10월

한동안 무거운 추리소설이나 어두운 이야기를 읽었더니 달콤하고 현실도피적인 이야기가 생각나서 읽게 된 책이었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추천하는 작품이어서 읽어보니 역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많은 책이었다.

일단 주인공들이 맘에 들었다.

남자 주인공인 무휘가 멋진건 당연하고 고구려의 군주로서 주변국에 용맹스러운 이름을 떨치고 있는데다 남자로서 강력한 카라스마를 가지고 있고 여자 주인공인 은영 역시 남자에 의존하는 청순가련한 스타일이 아닌 현대판 여성으로서 가져야할 자질인 당당하고 할말을 하는 타입이라 모처럼 남녀 주인공 모두가 맘에 들었다.

단순한 시대물이 아니라 현대에 살던 여주인공이 타임슬립해서 간 곳이 고구려라는 설정은  다소 식상할수도 있지만 여주인공인 은영의 왈가닥같은 캐릭터가 그 식상함을 조금 감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얼굴도 이쁘고 공부도 잘하는 세탁소집 딸 은영은 어릴때부터 묘하게 가족의 일을 미리 알아내는 능력이 있어 부모님의 걱정을 사지만

밝고 건강한 여고생이다.

그런 은영이 어릴적부터 살다가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져 팔게 된 집에 놀러갔다가 그만 얕은 우물에 빠졌는데 정신차려보니 고구려로 타임슬립한 상태였고 그런 그녀의 출현을 그곳 사람들은 선녀가 나타난걸로 오인하여 왕에게 보고가 되지만..

왕인 무휘에게는 어릴적에 한눈에 반해 곁에 두고 있는 여자가 있었기에 다른 여자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런 그에게 대신들은 은영과의 혼인을 요구하고 그녀와 혼례을 하게 되면 낮고 비천한 신분때문에 오랜세월 왕을 모셨음에도 빈의 책봉조차 못받았던 아진에게 빈으로 책봉할수 있게 해드린다는 약조를 받고 은영의 의견따위 무시한채 강제로 혼례를 올리다시피 한다.집으로 돌아갈수 있는 길이 열렸음에도 자신의 사랑하는 아진을 위해 강제로 은영을 주저앉힌 무휘에게 원망의 마음을 갖는 은영과는 반대로 다른 사람과는 달리 자신앞에서도 거침없이 반대를 하고 욕도 하는 그녀에게 점차 관심을 갖게 된 무휘...

그리고 그런 무휘의 변화에 블안감을 느끼는 혜비 아진은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데..

단순하게 타임슬림해서 반반한 얼굴과 다른 세상에서 온 특이성으로 권력자의 눈에 들어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의 고전은 역시 순정만화인 왕가의 문장이 가장 대표적이 아닐까 싶다.

그 책에선 고대 이집트로 가서 파라오의 눈에 들지만 이 책에선 고구려로 가게 된다는 점만 다를뿐 색다른 매력으로 권력자에 눈에 들고 카리스마있지만 다소 강팍하고 냉소적인 왕이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 점차 웃을수 있고 온 마음으로 그녀를 담지만 그녀의 사랑을 확신할수 없어 질투에 괴로움을 겪는다는 설정 그리고 그런 그녀가 자신이 살던곳으로 돌아갈까 두려워하는 점이 닮아있다.

그러고 보면 왕의 성격조차도 비슷한점이 있기에 왕가의 문장이란 만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이 책 속 주인공인 무휘에게도 매력을 느낄수 있을것이다.

다른세상에서 왔다는 특이성을 제외하고 별다른 능력이나 재주가 없이 그저 남자에게 업혀 그 남자의 사랑만을 갈구하는 여주인공이 아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가지고 그 세계에 동화되어 가는 은영의 이야기..

머리를 식히는데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