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드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영생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맹렬하게 타오르는데 그 욕망의 강렬함은 특히 권력자들에게서 더욱 강한것 같다.불로초를 원했던 진시황,환생을 믿었던 이집트의 파라오들 그리고 이밖에도 자신의 권력을 오랫동안 유지하고자 피의 정치를 했던 세계의 독재자들 역시 그 깊은 내면에는 자신이 쥐고 있는 권력을 놓기 싫고 그러기 위해서 젊음을 유지하고자 온갖노력을 다한다는 점.. 이 모두는 영생을 원하는 마음과 닿아있다.

그렇기에 불노불사의 힘을 지닌 가장 대표적인 존재인 뱀파이어,흡혈귀라는 존재를 두려워하고 사람의 피를 빠는 행위를 혐오하면서도 반면에 그들이 지닌 영생의 힘때문에 우리는 늘 그들에게 매혹되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뱀파이어인 드라큘라 백작은...

소설과 영화가 공존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뱀파이어의 대표격인 존재로 부각되지만 그런 드랴큘라가 15세기 루마니아의 실존인물인 블라드3세의 전설과 일화를 바탕으로 했다는것 역시 아는사람은 아는 사실이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적들을 잔인하게 꼬챙이로 여기저기 찔러 죽여 모두에게 공포의 존재였던 블라드

그리고 그런 블라드를 교회에서 더 이상 용인하지않고 처래했다는 데서 드라큘라는 십자가에 약하다는 공식이 나온게 아닐까 생각해본다.빛에 약하다는 것 빼곤 대적할만한 적수조차 없고  잘 죽지도 않는 존재인 그들이 기껏 십자가나 성수에 약하다는 설정은 너무나 뻔히 보이는 수 이기에 여기에 마늘이랑 은말뚝과 같이 유럽에는 흔히 사용하지않는 부소재를 첨가한게 아닐지...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그렇기에 뱀파이어라는 존재는 늘 종교와 밀접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불노불사의 강력한 존재..그리고 그런 존재를 유일하게 물리칠수 있는 종교의 힘..대부분 카톨릭이나 크리스트교를 믿는 유럽과 미국에서 뱀파이어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나 영화가 끝임없이 나오는 이유가 아닐지..

이 책 `블라드`는 우리가 흔히 알아왔던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자신에게 가장 강력한 약점중 하나인 태양빛이 가장 강렬한 나라 멕시코에 나타난다는 다소 역발상적 내용을 담고 있다.

 

변호사인 이브 나바로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아이를 둔 행복한 가장이다.

비록 몇해전 너무 사랑했던 아들을 잃은 경험은 부부에게 여전히 상처로 남았지만 그럼에도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큰 불만도 없는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사장인 돈 엘로이는 유럽에서 건너오는 친구의 집을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한다.

더군다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아내인 이름까지 들먹이면서..

그리고 다소 특이한 요구조건에 맞는 저택을 찾은 그에게 그 집 주인인 블라드가 집으로 초대를 하고 감사의 인사를 하지만 그에게서 왠지 모를 블길함을 느끼는 이브는 그와의 계약이 끝났음에 안도하지만 그는 이브에게 아내와 딸아이 이름을 언급하며 묘한 말을 흘려 그를 불안하게 한다.

그리고 그런 그의 불안대로 아내와 딸아이에게 이상한 일이 생기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뱀파이어스토리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블라드

사람들 마음속 불안을 꿰뚫어 보고 그 틈새를 찾아 악마처럼 숨어들어가서는 결국은 원하던 바를 이루어 내는 블라드라는 존재를 이 책에선 영생을 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아닌 그 역시 단순히 피해자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튼튼하고 영원할것 같은 이브의 가정내 행복이란 것도 알고 보면 이브 혼자만의 착각이었고...그가 마지막에 블라드의 집에서 자기발로 걸어나올때 역시 기존의 뱀파이어소설에서는 대부분 주인공이 어찌어찌해서 뱀파이어를 괴멸시키거나 쫒아버린후 탈진해서 나온다는 기존의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오히려 더 현실적인 결말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이브의 결정과 또다른 선택을 한 아순시온의 선택 역시 일정부분 공감이 가기도 한다.

아들을 사고로 잃고 또다시 딸아이를 잃을수는 없다는 그녀의 불안은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부분이고  그런 그녀의 불안의 틈새를 뚫고 들어온 블라드를 선택할수밖에 없는 그녀의 결정 역시 십분 이해가 간다.

어쩌면 사람들 모두의 불안을 자양분으로 삼고 그런 불안을 틈타 자신이 원하던 바를 손에 넣는 블라드와 같은 존재는 비현실적인 뱀파이어로서보다 우리가 늘상 보는 사람들속에서 더 자주 만날수 있는것 아닐까?

괴기 호러속의 주인공이 아닌 인간적인 블라드는 그래서 더욱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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