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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어둠 - 메르카토르 아유 최후의 사건
마야 유타카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고색창연한 고성에서 그야말로 피의 잔치가 시작된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그리고 연이어 죽어나가는 사람들...
표지에서 보이는 음산함이 책전체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지는 이 책은 `애꾸눈 소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마야 유타카의 데뷔작이란다.
책을 조금만 읽어보면 알겠지만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방대한 지식이 축약되어있어 이 작품을 쓰기위해 많은 조사와 노력을 한..참으로 공들인 작품임을 알수 있다.
이 책에 느닷없이 등장하는 노마노프 왕조는...
우리에게는 노마노프 왕조의 최후보다 비운의 공주로 알려진 아나스타샤의 생존에 관한 미스터리가 항상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관심사였기에 이런점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상상력을 더하여 그녀를 소재로 하는 여러가지 작품이 나와있다.만화로도 영화로도 그리고 소설로도... 유럽에서 오랜 세월 자신을 아나스타샤공주라 자처하는 사람들 또한 많았기에 그녀의 비극적인 삶보다는 그녀 자체가 우리에겐 늘 미스터리한 존재로 남아있는데..작가는 여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더해서 생각도 못한 소재로 삼는 대담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나는 탐정인 친구 기사라즈와 함께 교토의 고성인 창아성을 방문한다.
왠만한 사건에는 얼굴도 비추지않는 콧대 높은 기사라즈의 구미를 당기는 편지를 받고 초대에 응한것인데 도착하자 이미 그곳 창아성은 살인사건이 벌어져있었고 그 살인사건의 기괴함과 잔혹성은 도를 넘는것이었다.
그럼에도 특이하고 묘한 이 사건에 흥미를 느낀 기사라즈는 관심을 가지고 사건을 대하지만 그런 그의 관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눈앞에서 연이어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하나둘씩 죽어나가는 이마카가미 가 사람들은 불안감에 몸서리를 치는데...
이런 작품은 역시 독자에게는 불리하다.
왠만한 트릭이나 복선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없고 오로지 천재적인 탐정 한두사람에 의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의 설명을 통해 간신히 그려볼수있고 그의 설명으로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 알게 되는 구조이기에 자칫 지루해질수 있지만 그래서 트릭에 관한 설명이나 사건의 원인이 충분히 납득 가능하고 공감할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책은 절반의 성공을 했다고 생각한다.
반전에 반전 그리고 연이어 밝혀지는 트릭과 사건의 본질은 완벽하게 공감하기엔 좀 힘들지만 그럼에도 어느정도 남득할수 있었고 결정적으로 소재의 신선함과 대담한 발상의 전환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마도 작가의 데뷔작이었기에 이러한 대담한 발상을 할수 있지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이 작품 보다 뒤에 나온 애꾸눈 소녀에서도 이 작품처럼 복잡한 트릭과 교묘한 반전 그리고 독자들이 끝까지 안심할수 없도록 마지막까지 휘몰아 치는 작풍을 사용하는 걸 보면 아마도 이런 작풍이 마야 유타카의 전매 특허가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치밀하게 짜여진 플릇으로 보면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여러가지 변수들을 지워가며 스토리를 완성했는지..작가의 노력을 알수있기에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럼에도 반드시 외따로 떨어져있는 고성과 같이 일종의 밀실과도 같은 역활을 하는 구태의연한 장소를 택한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떤 기발한 발상으로 우릴 놀랠킬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