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즈 하이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박정임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올해 이 사람 책을 몇권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매번 느끼지만 이 사람 요코야마 히데오는 참으로 중간관리자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아버지로서 자식을 대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오늘날의 아버지를 실감나게 잘 그려내고 있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을정도로..

올해 출간되기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왔던 64에서도 유괴이랴기를 다루면서 유괴보도다는 그 사건을 맡았던 경찰 내부의 갈등과 그런 내부에 있으면서 ..아닌걸 알면서도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간간부의 좌절감과 자괴감 그리고 부처간의 치열한 줄대기와 같은 정치적 상황을 유괴사건의 공소시효와 맞물려 치열하게 그려낸 수작잉었는데..이 작품 `클라이머즈 하이` 역시

항공기 사고라는 절대절명의 치열함 속에서 특종을 노리고 덤벼드는 기자들과 신문사내부의 알력을 치열하고 숨막히는 긴장감으로 글고 가는 저력을 보여준다.

긴타칸토라는 지방의 신문사에서 근무하며 과거의 사고로 인한 죄책감에 승진도 거부한채 기자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유키에게 같은 산악회동료인 안자이는 악마의 산에 오르자는 권유를 하고 그 권유를 받아들여 준비를 하고 출발하려는 시점에서 일본 아니 전세계 최악의 항공사고가 발생..그 약속은 미뤄지고 만다.그리고 정신없이 그 사고의 데스크를 맡아 보도 전쟁에 뛰어들지만 최악의 사고이자 기자에게는 특종의 기회인 이 사건을 두고 부서간 내부에서분만 아니라 전 일본 굴지의 신문사와 보도전쟁이 벌어지고

그 전쟁에서 자신의 생각과 달리 유키가 할수 있는건 많지않아 갈등하는 가운데 같이 산에 오르기로 했던 안자이가 의문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데...

이번엔 신문사다.

특종을 두고 벌어지는 신문사 내부의 부처간 대결이 치열하게 그려진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면서도 느끼는 바는 부처간의 이해득실에 따라 철저히 분리될뿐만 아니라 각자의 부서의 잇속을 먼저 챙기기 위해 서로 치열하게 혈투를 벌이고 그 가운데서 겉으로만 그 사건의 총괄인 데스크를 맡았지만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수없고 자신의 마음 먹은데로 기사조차 낼수 없는 현실에 무력감과 더불어 자괴감을 느끼는 유키라는 인물은 현실속 어디에서나 흔히 볼수 있는 중간관리자의 모습이기에 안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어느새 현장에서 맘껏 기자로서 활약할수도 없는 나이인데다 어중간한 직책으로 인해 발언권은 적고 부서간 치열한 정치적 싸움에 끼어들 만큼 적극적이지도 않으면서 집에서 조차 자식들이 자신을 인정하지않을까봐 혹은 경멸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전전긍긍하며 눈치를 보는 모습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수있다.그가 흔히 써왔던 경찰내부와 별 차이를 못느낀다는 점에서 본다면 직장만 다를뿐 사람 사는곳에선 어디에서나 이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한다고 볼수도 있겠다.

어느새 청춘도 다 흘러가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뤄놓은것도 없이 서로 정치적 소모전만 펼치고 젊었을때 자신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나지않는...그래서 되돌아 보면 서글퍼지기만 하는 중년의 모습을 그의 작품에서 흔히 볼수있다.

이 작품에서도 실제 사건인 항공기 추락사고를 배경으로 기자로서 특종을 싣고 싶은 마음과 인간적인 면 사이의 갈등이 치열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작가 본인의 전직이 기자여서인지 보도전쟁이 벌어지는 기자실의 모습을 눈에 그리듯 그려놓았다.

그의 작품을 읽다보면 중년의..그 중에서도 항상 맡은 일을 요령부리지않고 꾸준히 성실하게 해내고 있는 융통성이 좀 부족한 가장이 생각난다.자식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러 뒤늦은 후회를 하고 요령이 부족해서 출세길에선 뒤쳐지지만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 사랑하는..그래서 늘 그의 작품속 주인공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한다.

요코야마 히데오...앞으로도 그의 작품은 늘 나의 관심속에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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