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펀드 - 땅, 농부, 이야기에 투자하는 발칙한 펀드
권산 지음 / 반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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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게 눈에 띄는 표지에다 제목조차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식으로 도전적인 이책은 그래서 더욱 내 흥미를 끌었다.

개인적으로 부자부모밑에 태어난 것도 아니고 부자남편을 만나 잘 사는것도 아니기에 늘 재테크에 대한 개인적인 목마름이 있었고 뭔가 색다른게 나왔다고 하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보는 나에게 이 책은 상당히 흥미있는 도전으로 느껴졌다.

근데 읽고 나서의 느낌은..이 책은 부자가 되기위한 재테크책이 아니라는것이다.

모양새는 재테크중 하나인 펀드를 흉내내고 모집도 마치 펀드인것처럼 구좌를 모집했으며 편드처럼 투자설명서가 있으니 펀드인것처럼 보이지만 어떻게 운용할지 펀드 계획자도 정확한 방향이 없는 그야말로 속된말로 나이롱펀드인것이다.

그럼에도 읽다보면 웃음도 나오고 펀드 계획자의 무모한 정신에 감탄도 하게 되면서 읽게 되었는데..

일단 펀드 매니저라고 소개하는 분들부터 범상치가 않다.

지리산 구례군에 있는 오미 마을의 일흔이 넘으신 할머니들을 펀드 매니저로 두고 자신과 같이 도시에서 자라 막연하게 귀촌을 꿈꾸던 사람을 일종의 애널리스트로 두고있으니 말해 무엇할까만은 그럼에도 이 책을 읽다보면 느끼는 바가 많다.

일흔이 넘으신 연세에도 늘 몸을 움직여 스스로 모든것을 해결하시고자 하는 할머니들..참으로 위대한 이땅의 할머니시들이기에 농사에 있어서 그들의 경험과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할머니들이 없었다면 농사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큰 보탬이 되셨다.

김을 내는데도 고랑에 모종을 심는데도 그분들의 손길이 닿아야만 가능했으니...

중간중간 투자자에게 그때그때 난 수확물과 그 계절에 나는 제철 식재료들을 현지에서 조달해서 일종의 배당을 하는 성실함을 보여주고 배당안내문에도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넣어주는 정성을 보여주는데 내가 투자자였다면 상당히 감동을 했을것 같다.

많은 펀드에 투자를 해봤지만 배당은 커녕 이렇게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곁들인 정성어린 설명서는 받아본 기억이 없기에 부러움에 배도 아플지경이었다.

또한 읽다보면 농사가 참으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란걸 알수 있었다.

농사는 그야말로 잡초와의 전쟁이라고도 할수 있을 정도로 잡초 즉 김을 매는 것도 일이었고 또한 조금만 때를 놓쳐도 한 해 농사는 접어야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그야말로 농사는 아무나 할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 무모한 농군은 남들이 다 하는 농약도 안치고 비닐도 안하는 무식한 짓으로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한소리씩 들으며 감행하는 용감함을 보여주는데..그렇게 해서 수확한 감자의 크기를 사진으로 보고 웃음이 나왔다.

그럼에도 처음 그들이 생각하고 말한대로 쉬운 방법이 아닌 어렵고 힘들지만 무국히 실행함으로서 투자자에게는 먹거리에 대한 안전과 믿음을 심어주는데는 성공한것 같다

도시에 사는 나같은 사람들에겐 늘 먹거리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항상 뭔지 모를 농약에 찌든듯한 채소를 그것도 계절이나 기후에 따라 비싸게 사먹고 있으니 불만이 생길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이런 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는가 하면 농부 역시 힘들게 농사를 지어 수확을 내어도 그 수확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바랄수 없는 처지이니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늘 불만일수밖에 없었고 이 둘 사이를 연결해서 서로 윈윈하는 데 큰 역활을 해야할 농협이라는곳도 그 역활을 저버린지 오래다.

이런 사정이니 공이 많이 들고 공들인 데 비해 수확은 보장할수 없는 친환경 농사를 지으라고 농부들에게만 강요할수도 없는 상황이고 소비자는 늘 먹거리에 불안한 시선을 던질수밖에 없는..그야말로 악순환이다.

이런 구조에 과감히 의문을 던지며 시작한 맨땅에 펀드

어느새 덩치가 커버려 그 역활을 제대로 할수 없는 농협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탈피하고 관에 의지한 것이 아닌 자발적인 민간의 참여로 자율적인 농사를 지어보자고 무모하게 시작한 펀드이기에 관심도 많았고 우려도 많앗던것도 사실이리라.

그럼에도 성공이라고 말하기엔 아직 부족하지만 새로운 시작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저자가 말한대로 맨땅에 안동,맨땅에 태백 처럼 그런 작고..또한 관의 도움이 아닌 민간의 힘으로 이끌어가는 이런 방식이 앞으로도 널리 퍼져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방식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이 책 `맨땅에 펀드`는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재테크 책이 아닌 일정의 보고서라고도 볼수있다.

무모하게 투자자를 모집하고 무작정 시작하여 1년간 실패와 고생의 기록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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