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여자

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원래가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했다.

사람들속의 비열함과 은근한 허영과 허세를 비꼬는 그의 블랙 유머가 좋았기에 하나 둘씩 모으다 보니 그의 책도 제법 되지만 처음에 그를 만났던 `공중그네`는 솔직히 내 취향의 책은 아니었다.

황당한 의사와 그에 어울리는 이상한 환자들...전형적인 일본의 만화같은 캐릭터이기에 처음 이 책을 읽고선 마음속으로 가위표를 했던것이 우연찮게도 특가로 나온 다른책을 보고 싼가격에 혹해서 산 책들이 `마돈나``걸`과 같은 책이었기에 점차로 그의 개구쟁이식 유머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는 면전에다 대고 싫은 소릴하고 비꼬지만 그럼에도 왠지 밉살스러운 마음이 안드는 아줌마 같은 느낌이랄까..ㅎㅎ

그런 그가 최초의 범죄스릴러를 썼다는 광고를 보고 더 이상의 설명도 필요없이 그냥 샀는데...읽고 난 뒤의 느낌은 좀..과장된게 아닐까 생각한다.

평소의 그의 책과 큰 변별력이 없는듯한 느낌이 강하기에 뭔가 강력한 오쿠다 히데오식 범죄스릴러를 기대했던 나의 기대엔 좀 못미치는 책이었다.

물론 그의 책을 접하지않앗던 독자가 처음 접하는 책이라면 그다지 부담없는 범죄소설로 읽힐수도 잇겠지만...

작은 소도시에 온갖 소문이 무성한 여자가 있다.

남자들에게 강력한 섹스어필을 발휘하는 마성의 여자...그 여자에 대한 평가는 남자와 여자가 다를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공통적인건 그녀를 아는 사람 대부분이 고교때까지만 해도 평범하고 외려 수수해서 눈에도 잘 띄지않앗던 그녀가 대학을 가면서 일대변신을 해서 소문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는것인데 여기저기 직장을 바꿔가며 바뀐 직장만큼 남자애인도 수시로 바꿔가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그녀에 대한 추문이 꼬리를 잇지만 그녀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은 없고 그저 무성한 말말말!!

마치 단편같지만 그 각각의 얘기속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여자가 있고 앞의 이야기를 연결하는건 그 이야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른사람의 입 즉 소문을 통해 뒷이야기의 결말을 전해듣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원래가 사람이란 남의 이야기 그중에서도 험담을 하는걸 좋아하는데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여자인 미유키는 특별하게 이쁜 얼굴은 아니지만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숱한 염문으로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동경받는 독특한 존재이다.

남자에게는 저렇게 멋진 여자를 안고 싶다는 욕망으로 여자들에겐 평범하고 지루해서 변화라곤 없는 작은 도시에서 자신과 다른 길을 선택한 화려하고 멋진 일탈의 아이콘으로 동경의 대상이 된다.

변화도 없고 늘 학연지연에 얽메여 발전의 기미가 없는 소도시를 욕망의 도가니로 끓어오르게 하고 온갖 소문의 중심에 선 미유키는

특유의 색기와 완벽한 프로의 솜씨로서 졸부를 야쿠자를 정치인을 그리고 공무원인 남자들을 멋들어지게 농락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 그녀에게 동화되어 왠지 짜릿하고 통쾌함마저 느끼게 하는데 이는 기존의 그의 소설에서 자주 느꼇던 감정이기에 이 책이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소문의 여자인 미유키의 계속되는 악행이 처음의 경쾌하고 시원한 감정에서 뭔가 또다른 일탈이나 엄청난 반전이 있지않을까 나도 모르게 기대했기에 아쉬움이 더 남는다.

틀어줘야할 부분에서 살짝 진로를 변경했더라면 더 좋지않았을까?

범죄 스릴러를 기대했던 사람에겐 아쉬움으로 남지않을까 생각한다.범죄스릴러를 표방하기엔 살짝 부족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