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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서재의 시체 - 애거서 크리스티 27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선영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추리소설의 대모 아가사 크리스티
어린시절 왠만한 작품은 다 읽은 줄 알았는데..의외로 그녀의 작품수가 방대해서 안읽은 책이 제법 된다.
이 작품 `서재의 시체`는 아주 오래전에 읽은 기억이 나지만 너무나 오래되서인지 마치 처음읽는듯한 느낌을 준다.
요즘의 작품처럼 잔혹하지도 엄청난 서스펜스가 있지도 않지만 그래서 더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수도 있을법한 사건들이 많다
물론 그녀의 대표작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같은 작품도 있지만 그녀가 탄생시킨 주인공중 일상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하며 가장 인간의 본성에 가까이 접근해서 그 속성을 파헤치는데 앞장서는 주인공이 아마도 미스마플이 아닐까 싶다.
경찰도 아니고 탐정도 아니지만 한동네에서 오랜세월 살면서 사람들을 지켜보고 탐구해 온 결과로 사람들의 본성을 꿰뚫어보는데 일가견이 있는 노처녀 미스마플은 `인간이란 어디서든 그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진리를 굳게 믿고 있는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사랑스런 할머니이다.에르큘 포아로도 좋지만 미스마플 역시 사랑스런 캐릭터임엔 분명하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의 저택 서재에서 느닷없이 금발 머리 아가씨의 시신이 발견되고 주변은 온갖 억측과 소문이 난무한다.
이 저택의 주인은 점잖은 신사 밴트리 대령으로 그 여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추문은 속절없이 퍼져 점점 그를 기피하는 상태로 흐르고 얼른 이 사건의 범인을 잡지못하면 그의 성격상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기에 우리의 미스마플이 앞장서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죽은 여자는 댄서로 한 불행한 노인의 환심을 사서 조만간 그의 양녀가 되어 거금의 유산을 상속받을 예정이엇기에 이 사건에는 돈이 따라다닐수 밖에 없고 그런 연유로 그의 돈과 관련이 있는 두 명의 용의자가 떠오르지만 그들의 알리바이는 완벽한 상태인 가운데 또다른 사체가 발견된다.
자동차에서 불탄 사체로 발견된 소녀와 금발의 댄서 사이의 연결은 뭘까?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의 밑바탕에는 욕망이 있다.
돈에 대한 욕망이나 사람에 대한 욕망이 강한 동기를 유발하기에 대부분의 살인사건에는 늘 돈과 치정이 따라다닌다
오늘날처럼 묻지마 범죄나 사이코 패스라는 정신질환에 의한 무차별적인 연쇄살인이 드물었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해서인지
대부분의 살인이 이 공식을 따르는것 같기에 요즘처럼 강력하고 잔혹한 범죄소설에 노출된 사람들에겐 조금 밋밋하고 심심할수도 있는 소설이지만 그럼에도 인간 본성에 가장 충실한 작품들을 써온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이기에 언제 읽어도 그 가치는 발휘하는 것 같다.
스릴감이나 가슴조이는 두근거림은 부족하지만 추리소설 본연의 성질을 잘 살린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갈수 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모습과 본연의 모습에는 얼마나 큰 괴리가 존재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작품이다.
오랫동안 알아왔고 그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사건앞에서는 얼마나 빨리 그 믿음과 신뢰가 사라지는지 그 속물적인 반응에 입맛이 쓰지만 나역시도 그 사람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알기에 시원하게 그들을 비웃을수도 없는 형편이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모습만 보는 편협한 시각을 가질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걸 새삼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