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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2 - 송지나 장편소설 ㅣ 신의 2
송지나 지음 / 비채 / 2013년 5월
평점 :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않는 내게도 몇년에 한번 꼴로 속된표현으로 하자면 꽂히는 작품이 하나씩 나온다.
아주 오래전 `다모`가 그랬고 `발리에서 생긴 일`도 그렇고...그리고 작년에 별기대없이 보다가 그야말로 홀릭하게 만든
`신의`가 그렇다.
고려말을 배경으로 우리에게도 너무나 친숙한 등장인물들과 역사적 상식이 부족해도 왠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공민왕과 노국공주위 사연에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는 최영장군이라는 걸출한 역사적 인물의 등장은 역사적팩트에다 판타지를 가미한 조금 색다른 듯한 조합이기에 역사적 사실의 왜곡이라는 논란의 위험을 안고 출발했지만 큰 줄거리는 흔들지않고 그 안에서 작가와 피디의 역량을 맘껏 펼친 작품이기에 그만큼 노력하고 공을 들인 작품이라는걸 알수 있다.
오늘날 처럼 사람과 사람의 약속이 값어치가 서푼어치도 안되는 시절이 아닌 자신이 한 약속은 목숨을 걸고서도 지키는 고려무신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값지고 멋지게 보이는것 같다.
처음에는 제목을 보고 내용과 연계해서 신의 솜씨를 가진 의사쯤으로 생각했는데..자신의 한 약속을 목숨을 바쳐 신의를 지키는 최영의 이야기임을 알고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전설의 `화타`
탁월한 외과의로 이름 높은 그가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설정 역시 기발하고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영문도 모른채 고려시대로 타임슬림해서 끌려온 성형외과의사 은수는 고려 왕비의 목숨을 구하고 돌아갈려고 했지만 우달치 최영의 약속과 달리 정치적인 이유로 이곳 고려에 남게 되고 그 억울함을 칼로서 최영을 베어버리는걸로 앙갚음한다.
그 사람 최영이 당연히 피할거라 생각하고 휘두른 칼에 그가 속절없이 중상을 입어 오히려 당황한 은수는 최선을 다해 그를 구하지만 오랫세월 힘겹게 외로이 고려조정을 떠받치던 그는 더 이상 속세에 미련이 없기에 그만 하직하고자 하는데
그런 그의 마음을 부여잡고 놓치않는 은수때문에 속세에 되돌아 오게 된 최영은 또다시 정치적인 놀음의 한복판에 떨어지고 이제 그는 자신뿐 아니라 의선인 은수의 목숨마저 책임져야할 상황...
요즘 세상에 좀체로 보기 힘든 캐릭터가 우달치 장군인 최영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더욱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빠지고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고자 자신의 목숨마저 내버리는 그에게 빠져드는 여주인공 은수의 마음에 십분 이해가 가는것 같다.
일단 드라마에서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로 빛을 말한 최영인데다 드라마와 달리 그 사람의 마음속에 일렁이는 갈등과 흔들림에 대한 묘사가 곁들어 있어 드라마와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소설 신의
여주인공의 시점에서 쓴 게 아니고 남자 주인공의 시점 위주로 그려낸 점도 이 책의 매력인것 같다.
게다가 드라마에선 조금 비중이 적엇던 공민왕의 고민...왕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지아비로서 그가 갖는 딜레마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적국의 공주를 왕비로 삼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백성들은 원의 지배와 속박에서 벗어나길 원했던 어린왕..
그의 힘겨운 노력이 결국은 무위로 끝나버림을 이미 알고 있기에 그의 간절함이 더욱 애달프게 와닿는다.
이미 비극이 예견되어있는 시대이기에 그들의 고민과 사랑이 더 속절없이 느껴지고 그 속절없음이 안타깝고 애절하게 느껴진다.
너무 오래 기다려서 보게 된 신의2권...
드라마를 통해 이미 다 본 내용이지만 책에서만 느껴지는 매력이 충분히 살아있기에 다음편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기만 한다.얼른 다음 이야기를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