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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 1 - 부익부 빈익빈 ㅣ 뱅크 1
김탁환 지음 / 살림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아주 오래전 개화기 당시의 혼란했던 우리나라에서 일본을 거쳐 유럽까지 건너가 대상인이 되었던 안토니오의
이야기를 다룬 `베니스의 개성상인`을 아주 재밌게 읽엇던 기억이 있다.
얼마전에 일본의 개화기당시의 혼란했던 막부이야기를 다룬 료마전을 읽었는데..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개국에는 수많은 혼란과 희생이 따랐고 격변하는 그 시기를 상인으로서 온몸으로 겪은 송상의 이야기이자 자본을 앞세워 식민지배의 야욕을 태웠던 일본에 대항해 민족자본이 싹트던 시기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 `뱅크`는 시대는 달라도 그 배경은 비슷하기에 서로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이렇듯 일본과 우리는 의외로 닮은 구석이 많은 나라들인것 같다.
특히 역사소설에서 탁월한 이야기꾼임을 자랑하는 감탁환의 작품이기에 더욱 기대가 큰 작품이엇는데...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않을 정도로 몰입도가 좋은 작품이었다.
조선의 3대 상인이라 칭하는 송상...그중에서도 송상의 젊은 우두머리격인 장훈의 아들 철호는 어린나이에도 심성이 곧고 아비의 교육으로 상인으로서의 공부를 하면서 아비의 뒤를 이을 준비를 차근차근하고 있던 와중에 느닷없는 화재로 아비를 잃고 가정이 풍비박산되고 전국을 떠도는 불운을 겪는다.
또다른 아이 박진태는 철호와 달리 평범한 사공의 아들로 태어나 역시 아비를 잃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아비가 죽는 모습을 보고 또한 돈이 없어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는 생각에 반드시 부자가 되어 원수를 갚으리라 결심한 오기로 똘똘 뭉친아이였다
이 두아이가 어릴적 이후로 우연히 인천 부두하역장에서 만나게 되고 서로 인천을 좌지우지하는 서상진 객주의 눈에 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게되는데...
일단 이야기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특히 우리 모두가 늘 관심을 두지만 관심과 상관없이 늘 갈증을 느끼게 하는 돈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가장 어렵고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제 치하 혹은 일제가 우리보다 먼저 자본을 받아들이고 그 신식문물로 우리나라를 서서히 잠식해가던 시기의 이야기이기에 그런 일본을 상대로 당당히 경쟁을 했던 상인들의 이야기는 구미가 땡기는 화제일수밖에 없는데다 우리가 잘 몰랐던 민족자본을 키운 스페셜리스트들의 이야기이기에 궁금증을 유발한다.
여기에 상인들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두 사람을 내세우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한사람은 전통적인 송상의 근성을 가진...이른바 돈보다 사람을 먼저 살피고 멀리 앞을 내다보며 상도를 걷는 철호와
돈의 속성을 빨리 깨치고 누구보다 돈의 흐름에 밝은 아이지만 가슴속에 다른 이를 향한 원망이 있기에 누구보다도 부자가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찬..그래서 부자가 되기 위해선 물불 가릴것이 없는 아이 진태
이 둘은 끝가지 서로가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에 서로 부딪칠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것 같다.
그래서 결국 둘은 서로에게 칼을 겨눌수 밖에 없는..
이런 두사람의 운명을 극명하게 가르는 사건이 앞으로 전개될것이라 예상되는 가운데 두 사람 사이에 낀 한 여인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일제 치하에는 그저 독립군들의 이야기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이렇게 자신들이 잘알고 있고 잘 다루는 돈으로 일제와 맞선 스페셜리스트가 존재했다는것도 흥미롭다.게다가 일본의 자본이 앞으로 어떻게 우리나라 조선을 야금야금 먹어치울지...바람앞의 등불같은 조국의 운명앞에서 상인들은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 그리고 그런 일본자본을 상대로 얼마나 멋진 승부를 펼칠지 여러가지것들이 기대된다.
일본자본에 맞선 스페셜리스트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는지..얼른 다음 이야기를 읽고 싶다